<Part 2. UC Berkeley의 현실과 미국 취업의 생생한 이야기>

# 열정과 집념 사이, 키워드는 능동성 

그렇게 독하게 편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 남는 노력이 있다면?

😊: 공부를 열심히 한 것 말고 기억 남는 건, 동아리를 정말 많이 했는데…편입하려면 EC(Extra Curricular)가 중요하다고 말이 많아서 진짜 할 수 있는 외부 활동, 학교 활동은 다 한 거 같아. 컴퓨터 동아리 했었는데 그 동아리가 되게 폐쇄적이어서 들어가는 것부터가 어려운 동아리였거든. 수소문해서 들어가서 임원도 했고, 미국에서는 봉사활동 같은 것들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봉사동아리도 했고, 학교 경시대회 같은 것들도 참가하고, 학교 수학 튜터도 하고, 미국 애들이랑 소셜도 중요하니까 소셜동아리 들어가서 주말에 등산도 다니고, 그 와중에 인턴도 하고… 열심히 했지..!!

그렇게 다양한 활동들을 한 거 보면 미국 학교생활은 정말 완벽 적응을 했겠다!

😊: 사실 처음에 미국에서 수업 들을 때는 수학만 하더라도 용어나 설명하는 것들 같은 것들이 다 영어니까 내용은 쉬워도 헷갈리는 거야. 그래서 이탈리아에서 온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한테 내가 수학 가르쳐주겠다 너는 내게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하면서 같이 공부했어. 수학 가르쳐주면서 영어 표현 배우고 연습하고 그랬었지. 초반에 확실히 사람 관계들이나 놀러 다니는 것들을 경계하고 미국 생활에 몰입하려고 노력하거나 공부에 집중하니까 적응이 금방 되었던 것 같아. 

다양한 활동들을 하려면 정보들을 많이 알아야 될 것 같은데, 정보들은 어떻게 얻었어?

😊: 맞아 미국은 정보가 정말 중요해. 나는 그래서 카운셀러를 맨날 만났어. 한 40-50번은 만난 거 같은데… 카운셀러도 카운셀러마다 하는 이야기가 달라지더라고. 그래서 아, 이건 안 되겠다 싶어서 계속 다른 카운셀러 만나면서 정보들을 교차검증하고 그랬지.

그리고 내가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문의하고 싶으면 계속 찾아가서 물어보고 심지어는Department Chair까지 가서 물어보고 부탁한 적이 있어. 

당시에 에세이 같은 것들도 에세이 튜터들이 학교에 항상 있거든. 매일 가서 물어보고 수정받고… 학교 다니면서 학교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찾아다니면서 도움받은 것 같아.

학교 생활하면서 항상 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찾아야 하는 사람은 누구지? 먼저 생각하고, 찾아내고, 가서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받고 이거를 계속 편입 준비하는 내내 했어.

편입을 준비하면서 후회되거나 힘들었던 것들이 있어?

😊: 코로나 때가 좀 힘들긴 했어. 편입 준비하는 중에 코로나가 터져서 유학하던 친구들이 다들 한국으로 돌아갔거든. 물론 다들 어쩔 수 없이 돌아가는 것도 있었지만, 혼자 타지에 남아있으니 정말 외롭고 힘들더라고. 물론 나도 들어갈 수도 있었는데, 그냥 마무리할 때까지는 미국에서 끝까지 있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편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의 불확실성이 정말 힘들었지. 내가 열심히 했다고 결과가 보장되는 게 아니잖아? 물론 수능 같은 한국 입시도 그렇지만 미국 입시는 정보가 더 없고, 그리고 내 당시에는 주변에서 CS(Computer Science) 전공으로 UCLA나 UC Berkeley를 붙은 사람이 없었어. 학점도 만점이고 스펙도 좋은데 다들 떨어져서 불안함이 계속 있는 상태였거든. 그리고 후회하는 건… 딱히 없는 것 같아! 힘들었던 순간들은 있었지만, 후회되는 순간들은 없어.

# 고생 끝에 고생이 또 온다? 편입 후 버클리의 이야기

그럼 이 긴 고생을 하고 나서 버클리 입학 후의 삶은 어때?

😊: 내 성향 자체가 진짜 걱정이 많아. 그래서 붙고 나서도 걱정이 엄청 많아서 공부를 진짜 열심히 했어. 다른 애들은 학교 붙었다고 사람들 만나고 놀고 그랬는데, 나는 완전 긴장이 빡 들어간 상태여서 기출 싹 풀어보고… 감사하게도 운이 좋게 첫 학기때 열심히 했던 그 시험을 다 맞았지.

그리고 느낀 건 아 여기서도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그때부터는 불안이나 긴장은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나는 인생에서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외의 것들도 중요하니까 긴장을 내려놓은 순간부터는 소셜도 하려고 노력하고 풋볼 같은 문화생활 같은 것들도 즐기고, 학교 안에서 하는 많은 기회들을 많이 경험해 보려고 했어. 

UC Berkeley 학교의 장점은 어떤게 있어?

😊: 버클리의 장점은 사람들이 다들 열심히 해.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온 곳이고, 똑똑한 사람들 많고 그래서 같이 덩달아 열심히 살게 돼! 그래도 적응을 못할 정도는 아니야. 내가 볼 때 버클리에서 뽑을 정도면 사실 어느 정도 검증을 하고 뽑은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뽑혔다는 가정하에서는 너무 많은 걱정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물론 100%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내가 보고 들은 경험으로는 그래. 경쟁이 심한 분위기도 물론 있는데, 그 와중에 자기가 중요한 것들을 잘 챙기면서 여유롭게 살면 충분히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버클리에 온 거를 후회하지 않아. 

그리고 아무래도 이쪽(샌프란시스코)에 회사가 많다 보니까 커리어적으로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 *Career Fair 할 때도 큰 회사에서 많이 오고… 나도 그때 페어에서 내 지원서를 받은 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일하게 된 것도 있고. 아무래도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오는 베네핏이 큰 것 같고, 조언받을 수 있는 경로도 다양한 것 같아서 장점이라고 느껴져.

*Career Fair - Career fair란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취업박람회라고 생각할 수 있다.

편입 이후에도 열심히 살게 해주는 동기부여가 있어?

😊: 열심히 사는 이유는 행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거라고 생각해. 나도 그렇고. 근데 누구나 집중하면서 살다 보면 수단과 목표를 헷갈리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하는데 그때 한 번씩 시간 내서 그것들을 뒤돌아보는 게 중요한 것 같더라고. 그래서 살아가면서 밸런스를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어.

# 인턴의 연속, 그 뒤에는 풀타임 오퍼까지

몇 번의 인턴을 거쳐와서 테슬라 Full-time 오퍼까지 받은 지금 그 과정들은 어땠어?

😊: 일단 스노우볼 굴리는 게 중요했어. 나는 인턴을 편입 전부터 했던 것도 있고, 내가 Career Fair에 참가했을 시기에는 코로나여서 다 온라인이었단 말이야. 그래서 나는 진짜 커리어 챗을 닥치는 대로 모든 회사와 10분단위로 했어ㅋㅋㅋ 하루에 열 명 만났나..? 그랬을 거야 (웃음)

운이 좋게 거기서 이야기했던 사람 중에 잘 통하는 사람이 있어서 여름 인턴을 하나 구하게 되었어. 좋은 팁은 버클리가 편입하고 나서 사람들이 취업 준비를 슬슬 해볼까? 하는데 사실 취업 준비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아. 개강이 8월인데, 9월부터 Career Fair가 열리고 레쥬메가 이미 준비가 되어있어야 해. 편입생 3학년 중에서 레쥬메가 준비된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는 않거든. 이걸 미리 준비하고 있으면 ‘버클리 입학하고 맞이하는 Career Fair에서 좀 더 유리하게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이런 조언을 뒤로하고 가장 중요한 건 “많이 하는 것” 인 거 같아. 비슷한 시기에 같은 회사에서 인턴 인터뷰를 각각 다른 인터뷰어에게 봤었는데 하나는 붙고 하나는 떨어졌단 말이야. 나라는 사람은 동일한데 나를 마주하는 인터뷰어의 가치관과 배경이 다 다르니까 나를 똑같이 보여주더라도 평가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거지. 학교에서 Career Fair 같은 취업 준비를 지원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 찾아다니고 도움받으면서 최대한 많이 지원해 보는 거를 추천해.

미국의 회사에서 회사 생활을 해보니 만족해?

😊: 너무 만족해! 내가 어렸을 때 미국에서 살어서 그런지 한국에서 사는 동안 많은 제약을 받으면서 살았다고 생각을 많이 했었거든. 미국은 물론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들도 많지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다고 느껴. 회사에서도 물론 영어로 이야기 하니까 더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들도 있고, 요즘은 재택도 많아서 편한 거 같아. 

사회생활을 내가 배우는 단계라서 뭐가 맞고 틀린지를 모르겠어서 한국 가서 내가 과연 일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도 있긴 한데… 요즘 SNL에서 나오는 MZ 사원들 이야기 나오잖아? 나는 내 상사가 에어팟 맥스 끼고 일해서 나도 그렇게 일하거든 (웃음)

트레이닝복 입고 회사 편하게 가고 이런 거부터, 밥 먹을 때 다 같이 이야기는 하지만 밥 먹고 일 시작하면 각자 할 거 하고, 집 갈 때 서로 사생활 터치 안 하고 각자 가고 이런 것들이 자유롭고 깔끔하다고 느껴져. 개인주의적이라는 단점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장점이 더 큰 것 같아. 

그럼 지금 고민이 있다면?

😊: 아무래도 졸업 시즌이니까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아. 앞서 말한 이런 편한 미국회사 문화에서 자기 발전을 계속해서 도모해서 더 나은 커리어를 위해 나아갈 건지, 주어진 곳에서 안정감을 유지하며 만족할 건지에 대한 부분 같은 거 말이야. 돈은 행복을 위한 수단인데, 계속 추구하다 보면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끝없는 발전을 추구할 때 오는 리스크와 부담감 그리고 스트레스를 무시할 수 없으니 과연 나는 어떤 것을 추구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어. 

미국에 갈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에 해줄 조언이 있다면?

😊: 나는 무조건 오라고 하지. 미국이 무조건 맞다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고. 고민될 때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는 평생 가는 것 같아. ‘그때 미국을 가봤으면 내 삶이 달라졌을까’라는 생각을 평생 안고 사는 건 너무 괴로울 것 같고, 일단은 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면 나는 미국 유학 추천을 하기도 하지. 

한국이 정말 작은 나라이고, 치열한 나라잖아. 한국보다는 미국이 확실히 기회가 많은 곳이라고 느끼고 있고 그 기회를 잡았을 때 보상이 확실한 곳이라고 생각해.

다만 나는 내가 시민권자가 아니었다면 미국 유학을 더 신중하게 고민했을 것 같아. 미국은 학비뿐만 아니라 물가도 비싸기 때문에 이 부분을 결코 무시할 수 없고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이 문제가 커버가 가능하다면 무조건 추천하는 것 같아. 

대신 놀 거 같은 사람한테는 추천하지 않지.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해야 하는 것들을 해낼 자신이 있고 준비된 사람한테는 추천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