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두번의 고등학교 자퇴, 그리고 미국 대학 입학까지>

# 와이키키 해변이 빚어낸 2번의 자퇴, 미국행을 꿈꾸게 하다

미국에 오기 전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해! 미국행을 꿈꾸게 된 이유는 뭐야?

😊: 난 어렸을적부터 미국에 오고 싶었어. 초등학교 4학년 때, 하와이 놀러 갔었는데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았거든. 매일 아침마다 와이키키에서 수영하고 그랬던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 어린 나이지만 ‘해외에서 살고 싶다’ 특히 ‘미국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항상 했었던 것 같아.

나는 *외고를 다녔는데, 사실 외고를 간 이유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어. 미국에 연고가 없어서 미국과 아무런 연결점이 없었고, 물어볼 사람도 주변에 없었거든. 어떻게 미국에 가야 할지 몰랐었는데, 그 당시에 동네에 인천외고가 유학반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당장 내가 할 수 있는게 이거다!’라고 생각해서 중학교 때 외고 입시를 준비해서 들어가게 되었어!

*외고-외국어고등학교의 줄임말

그렇게 입학한 외고를 자퇴하고 베트남으로 갔다고?

😊: 맞아. 외고를 들어갔는데, 막상 가보니 내가 들어간 해에 유학반이 없어진 거야! 하지만 이미 들어갔으니까 그냥 학교를 다녔지. 근데 그렇게 그냥 학교를 다니면서 2학년이 되니까 진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막막하더라고. 나는 외고에 오면 유학으로 빠지는 사람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고, 다들 국내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분위기였거든.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정말 운 좋게 아빠가 베트남 지사로 발령이 나게 되시면서 아빠를 따라 베트남으로 가게 되었어. 

물론 베트남으로 아빠를 따라서 간다는 결정이 당연하게 난 것은 아니었어. 내 스스로도 미국이 아닌 베트남에 가는 것에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이 있었고, 아빠도 힘들게 공부해서 외고를 들어갔고, 기숙사도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한국에서 1년 더 열심히 공부해서 국내대학을 진학하고 나서 나중에라도 미국에 갈 수 있지 않냐고 말하시면서 반대하셨거든. 근데 어쨌든 내가 베트남을 따라 가게 되면 아빠 회사의 지원아래서 국제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베트남에 가기를 너무 원했어. 하지만 베트남 국제학교도 회사 내에서 전액 지원이 아닌, 1년만 지원이 약속된 상태였기 때문에 계속 다니게 된다면 나머지 학비는 사비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 그래서 아빠도 어느 정도 부담스러운 국제 학교 학비 때문에 반대하셨던 것도 있었던 것 같아. 그래도 결국은 나의 의견이 확고해서 베트남으로 가게 되었지 😁.

어떻게 그렇게 어린 나이에 미국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확고 할 수 있었을까?

😊: 어린 시절 하와이에서의 짧은 기억이 좋았던 것도 물론 있었지만, 엄마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확고해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엄마는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항상 지지해 주셨고, 엄마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더 넓은 곳으로 뻗어나가서 뭔가를 하고 싶다는 기대가 내 마음에 확신으로 자리 잡은 것 같아.

국제학교에서 경험은 한국의 외고에서의 경험과는 어떤 부분이 달랐어?

😊: 너-무 달랐지. 한국에서는 입시에 찌들어 있던 전형적인 학생이었거든. 4~5시간 자면서 학원-학교의 무한 반복이었는데… 국제학교 가서는 사실 너무 좋았어😂. 수업도 3시면 끝나고, 활동 위주의 수업 시스템이 정말 좋았고, 그런 문화가 정말 잘 맞았던 것 같아. 베트남 국제학교를 다니면서 좀만 더 빨리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 

# 베트남 국제학교 자퇴, 그리고 드디어 밟게 된 미국 땅

베트남에서 미국으로는 어떻게 갈 수 있었어?

😊: 앞서 말했듯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1년간 베트남에서 국제학교를 다녔고, 우연히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High School Diploma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서 그렇게 미국으로 넘어와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니며 미국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었어. 나는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가고 싶었던 마음이 이미 확고했던 것 같아. 계속 미국을 가고 싶다는 열망 아래서 선택하고 행동했어. 결국 나는 그렇게 20살에 미국으로 처음 넘어오게 된 케이스야.

*High School Diploma- 고등학교 졸업 증명서

High School Diploma를 취득하게 된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어?

😊: 이 프로그램이 시행하는 특정 주가 있을 텐데, 주에서도 특정 학교가 있을거고! 내가 이 프로그램을 처음 알게 된 경로는 엄마 지인분 중에 이런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많으신 분이 워싱턴주 시애틀에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더라 하는 말을 던지셨고, 나는 망설임 없이 바로 유학을 결정했어. 외고도 자퇴하고, 국제학교도 자퇴를 한다는 게… 자퇴라는 기록이 2번 남았고, 졸업장이 없다는 게 내 안에 어느 정도의 고민으로 남아있었거든. 하지만 매 순간 그게 최선이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지만! 마침 그 시기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놓쳐서는 안 되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바로 잡은 것 같아.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하자면, 대학교를 가서 High School Diploma 프로그램을 성취하기 위해서 들어야 하는 이수 과목들을 대학교에서 이수를 완료하면, 미국 High School Diploma를 받을 수 있는 거야. 쉽게 말하면, 대학교에서 내가 들어야 하는 수업 외에 추가로 듣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 

하지만 High School Diploma가 모든 대학에서 수용이 되는 건 아니야. 특정 학교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인정하지 않고, 나는 그 당시 그걸 몰랐어 (웃음). 그래서 편입하는 과정에서 High School Diploma를 받는 학교들만 찾아서 지원했어! 그래서 미국 고등학교 졸업장과 함께 University of Minnesota를 진학하게 된 거야

# 꿈에 그리던 미국과 꿈 많은 나를 작게 만드는 현실

짧은 유학 경험이 영어에 대한 장벽을 낮췄기 때문에 미국 유학을 좀 더 가깝게 여긴 이유도 될까?

😊: 아니. 영어를 편하게 하지 않았어 😂

외고를 갔어도, 영어 스피킹은 거의 못 했거든. 근데 베트남으로 오기 전에 3개월 정도 스피킹 학원에 다니면서 속성으로 연습했고, 국제학교를 가고 나서도 반에 한국 학생들이 많아서 그 당시에도 그냥 앉아서 공부하는 것은 잘 따라간 거 같은데 스피킹 영역에서는 여전히 쉽지 않았던 것 같아. 그리고 당연히 미국에 와서도 영어가 쉽지는 않았지. 알다시피 미국 유학 온다고, 해외 나간다고 영어가 자연스럽게 느는 게 절대 아니잖아? 근데 돌아보면 나는 미국 대학교 때까지는 영어를 해야 하는 환경을 의식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아. 지금 와서는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워.

미네소타대학교에 처음 가서 Communication 전공을 선택한 이유가 있어?

😊: 한국에 있었을 때의 나는 자기 계발, 꿈 이런 것에 관심이 정말 많았고 열정이 많았던 사람이었거든. 근데 막상 미국에 오고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유학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변한 것 같아. 돌아보면 현실 앞에 작아졌던 순간인 것 같아. Communication 전공을 선택한 이유도 내가 들은 수업을 기반으로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할 때 가기 좋았던 게 그 전공이었고, 학과 자체가 학문이 광범위한 분야이기 때문에 나중에 어디에도 쓰일 수 있는 전공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선택했어. 

그럼 미국 대학교의 생활은 솔직히 어땠어? 

😊: 내 대학 생활은 현실적인 부분에 많이 부딪혔던 시기였던 것 같아. 사실 유학생들 보면 부유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그런 친구들이 많거든..! 나도 나름 잘 어울려 다니고 놀러 다니고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미국 대학 생활을 온전히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후회되는 부분이 꽤 많이 있어. 그게 여행가고 이런 걸 말하는 거라기 보다는 미국 대학 다닐 때만 할 수 있는 동아리나, 인턴십 프로그램 그런 것들…그런 것들을 많이 안 해서 아쉬움이 남더라구..

물론 열심히 공부했고, 학점 좋았고, 좋은 인연들 만났고 해야 할 것들은 했던 시간이었지만 미국 대학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렸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못했다고 답하게 되는 것 같아. 결국 미국 대학교의 생활에 대한 평가 물어본다면 아쉬움이 크다고 말하고 싶네.

미국 오기 전의 나였으면 달랐을 것 같은데, 미국에 와서 이런저런 일들에 부딪히고 작아진 상태로 미국 대학에 입학했기 때문에 그게 영향을 준 것 같아.

난 유학 생활이 크게 힘들었던 적은 없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힘들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너무 원해서 온 거기 때문에 부모님에게 절대 말하지 않았거든..! 근데 지금 이야기하면서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유학 생활시간 동안 힘들었었기 때문에 그 여파가 대학 생활에 미친 게 아닐지 생각이 드네. 그런 부분이 사실은 힘들었구나 싶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