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토박이로 20여년을 살아오며 우물 안 개구리 같다고만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머나먼 미국 땅에 날아와

Nanny(보모)로 일하게 된 사연!

꼭 학생으로, 혹은 주재원으로, 회사를 다녀야만

미국에 올 수 있는게 아니라구!

21살에 (남의) 아이의 엄마가 된 김서현의 이야기!

<Part2. 충주 토박이가 바라본 미국을 물어보다!>

# 충주에서 시카고, 시카고에서 엘에이

이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오기 전에 너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어?

😀: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좋아해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2학년까지 다니다가 지금은 휴학을 한 상태야. 한국에서는 대학교에 처음 갔을 때 코로나 시즌이어서, MT도 가본 적 없고 학교생활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어.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좀 힘들었는데, 휴학한 순간부터 일이 술술 풀리기 시작한 것 같아ㅎㅎ

나는 그리고 앞서 말했다시피 한국에서 평생을 충주에 살았고 학교도 초/중/고 다 한 동네에서 나왔거든. 시내만 나가면 다 아는 사람이었고, 내 세계는 그만큼 좁았었어. 그래서인지 항상 뭔가 ‘우물 안에 있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늘 내 안에 있었고,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아니었지만 해외여행이라도 하거나, 이 바운더리를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래서 사촌 언니의 제안으로 미국에 가게 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걱정이나 고민보다는 대담하게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바로 미국행을 결정했어.

해외를 혼자 처음 나가는 건데 언어적인 부담이라던가, 걱정되는 점은 없었어?

😂: 그러게…? 생각해 보면 되게 겁이 없었나봐...ㅋㅋㅋㅋㅋ ‘그냥 가면 잘 살겠지’ 이런 생각으로 떠났던 것 같은데?! 그리고 매칭된 호스트 패밀리가 있었던 시카고에는 내 사촌 언니가 살고 있어서 심적으로 의지되는 것도 컸던 것 같고, 처음 결정할 당시에는 계속 충주에만 있었으니까 이곳을 떠날 기회가 생겼을 때 떠난다는 거에 집중하느라, 생각보다 큰 걱정이나 고민 없이 그냥 미국으로 떠났거든. 

일단 내가 가게 된 호스트 집안이 한국인이었던 것도 영향을 주긴 한 것 같아. 지금은 장점이자 영어가 안는다는 단점이 있기도 하지만,,, 그게 어쩌면 지금 유일하게 있는 아쉬움인 것 같기도 해.

원래는 시카고에서 지냈던 걸로 아는데, 어떤 이유로 엘에이로 오게 된 거야?

😗: 나랑 함께 살게 된 호스트 가정이 원래 시카고에 있었어. 그래서 시카고에서 Nanny 생활을 했고, 아이가 자라면서 앞으로의 환경에는 시카고보다는 엘에이가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호스트 가정이 엘에이로 거주지를 옮기게 되었어. 근데 나도 호스트도 계속 함께 하고 싶어서, 나도 호스트를 따라서 엘에이로 오게 된 거야.

# 미국이 적성인 사람이 여기 있었네

미국에서 살면서 느낀 장단점이 있을까?

😊: 일단 미국의 최대 장점은 자유롭고 여유로운 것!!! 그렇지만 반대로 너무 여유로운 게 단점이 될 때도 있는 것 같아. 가끔은 여유가 답답할 때가 있었거든. 그래도 결국은 나에 대한 압박에서 해방된 다는 점이 나를 여유로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좋아!

그리고 여기 살다 보면 정말 미국이 큰 나라라는 게 체감되어서 그런 곳에서 사는 것만으로 오는 경험들이 장점인 것 같아. 

미국에서 적응하면서 놀란 경험이나 기억 남는 것 있어?

😉: 좋았던 거는 뒤에 오는 사람들 위해서 문잡아주는 거! 정말 처음에 놀랐어. 여기서 지내다 보면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나이스하다는 게 느껴지는 것 같아. 그리고 한국에서는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건너려고 할 때, 차가 오면 보통 차 먼저 보내고 사람이 지나가잖아? 근데 여기서는 차가 내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 오히려 이런 사소한 것들이 되게 충격이면서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있네ㅎㅎ

미국에 적응하면서 힘들 일은 없었어?

🙂: 생각해 보면 나는 뭔가 환경에 크게 좌지우지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 크게 힘들다고 느껴졌던 일들이 떠오르지 않네? 다 괜찮았던 것 같은데? 앞서 말했듯이 가끔 답답할 때가 있긴 한데, 그것도 뭐 있다 보면 나도 같이 여유로워지더라고. 나는 미국 생활이 좋은 것 같아.

# Nanny의 생활이 끝난 후, 그다음은?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돼?

😁: 내가 온 프로그램의 비자는 최대 2년간 미국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11월이 되면 J-1 비자가 만료돼. 그래서 한국에 돌아가서 F1(학생비자)를 다시 준비해서 미국에 돌아오려고 계획 중이야. 그때 전공을 디자인을 할지는 고민 중이긴 한데, 아마 천천히 고민해 볼 것 같아. 디자인을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어서 하긴 했는데, 계속했기 때문에 한 건지 좋아해서 한 건지 모르겠어서 아직 시간이 있으니, 생각을 더 해보려고!

또 요즘은 아이 요리를 해주느라 요리에 관심이 생겨서, 영양학을 공부해서 아이들 급식이나 영양관리 이런 쪽도 한 번씩 생각해 보기도 하고, 주변에서 간호사를 많이 추천해 주기도 해서 아예 기존 전공이랑 관련 없이 그런 쪽도 해보면 어떨까 고민해 보고 있어!

미국에 돌아올 생각은 확실하구나?!

😊: 응! 일단 11월에 들어가도, 다시 준비해서 미국으로 돌아올 거야.미국에서 있었던 동안의 경험들이 내게 너무 좋았거든. 정말 자유로웠고 눈치도 안 보이고, 즐거웠어.  

그럼 혹시 과거로 돌아가면 바꾸고 싶은 선택이 있어?

😉: 음 글쎄… 과거로 돌아가도 딱히 바꾸고 싶은 게 없는 것 같은데? 과거의 내가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거니까, 아마 똑같이 살다가 미국에 올 기회가 왔을 때 지금처럼 오지 않았을까…

그럼 마지막으로 오페어라는 기회를 알게 되서 미국에 올 예정인 사람들에게 줄 꿀팁이 있다면?

😀: 일단 오페어로 오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오픈 채팅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기본적인 정보들이나 알고 싶은 것들을 물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그걸 알면 좋을 것 같고!

그리고 다음은 호스트와 인터뷰를 꼼꼼히 해야 하는 거! 호스트가 어디서 사는지, 휴가는 어떻게 제공되는지, 휴식시간은 어떻게 보장되는지, 아이들 몇 명인지도 정말 중요한 거 같아. 적어도 1년은 가서 살게 될 곳이니 여러 가지를 면밀하게 확인해서 타지에서 지낼 호스트 가정을 신중하게 선택하라고 조언해 주고 싶어. 

지금 주변을 둘러보면 한 가정에 아이 두 명이 기본인 것 같은데, 나는 지금 돌보고 있는 아이가 한 명이거든. 다른 사람들 상황 보고, 내 상황을 보면 나는 처음에 되게 겁도 없이 미국에 그냥 왔구나 싶더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언해 주고 싶은 건 성실하게 일하는거..?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