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토박이로 20여년을 살아오며 우물 안 개구리 같다고만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머나먼 미국 땅에 날아와

Nanny(보모)로 일하게 된 사연!

꼭 학생으로, 혹은 주재원으로, 회사를 다녀야만

미국에 올 수 있는게 아니라구!

21살에 (남의) 아이의 엄마가 된 김서현의 이야기!

<Part1: J1비자 - Nanny가 된 서현의 미국 입국기>

*Nanny- 한국어로 번역하면 “보모”, 부모가 자리를 비울 때 아이들을 역할을 함. 베이비시터는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아이를 돌보기 위해 고용되는 단기 돌봄의 형태라면, 보모는 아이와 아이 가정에 일상적으로 함께하는 존재.

# 초*중*고 충주 토박이 이서현, 미국행 비행기를 타다!

미국에 어떻게 오게 된 거야?

😀: *오페어(au pair)라는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오게 되었어. 사실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사촌 언니가 예전에 이 프로그램을 했었거든. 언니는 이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학교도 다니고, 졸업도 하고, 취업까지 했는데 언니 아시는 분이 내니를 구하신다고 하셔서 그걸 듣고 이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그 가정으로 가게 된거야.

*오페어- 외국인 가정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아이들을 돌보아 주는 대가로 숙식과 일정량의 급여를 받고, 자유 시간에는 어학공부를 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일종의 문화교류 프로그램.

오페어가 뭐야?

😁: 문화교류 프로그램 같은 건데, 일단 오페어가 받게 되는 비자는 J-1 비자야. 보통 미국 인턴십을 가기 위해

J-1 비자를 많이들 받는데, J-1 비자는 꼭 인턴십에 국한되는 건 아니야. J-1 비자의 정식 명칭이 문화교류 비자여서 미국 오페어 프로그램도 그 일환이거든. 오페어 비자를 받으면 호스트 패밀리랑 살면서 아기 돌봐주는 일을 하게 돼!

많은 사람들이 가는 호주의 워킹홀리데이의 경우에는 자기가 현지에 가서 잡을 구해야 하는데, 오페어는 신청을 처음에 한 뒤에, 매칭된 호스트의 집으로 가서 아이를 돌보는 거야. 오페어는 딱 아이를 돌보는 일만 할 수 있고, 해당 비자로 가서 다른 일을 할 수는 없어. 기본적으로 1년간 개인의 주거, 식사, 생활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공받으며 일하게 되고 더 연장하고 싶으면,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어. 사람들한테 잘 알려져 있는 프로그램은 아닌 거 같아.

와! 정말 미국에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초기 정착 리스크가 적은 방법 같은데?

🙂: 맞아. 미국에 처음 오면 사실 적응하는 것도 어려울 테고, 집 계약 같은 실질적인 정착 리스크를 지고 오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런 부분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게 되면 호스트 가정이 여러가지 도와주기도 하고, 프로그램 자체에서 보호받는 것도 있으니까 안정감이 있는 방식인 것 같아. 

네가 생각하는 오페어 프로그램의 장점은 뭔 거 같아?

😉: 일단 주거비가 호스트 집에서 지내면서 아이를 케어하는 일이기 때문에 따로 들지 않고, 식사도 함께하기 때문에 식비도 아낄 수 있어. 근데 주급이 많지가 않아서 돈을 모을 수 있는 정도는 되지 않는 것 같고, 하지만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용돈 수준은 되는 것 같아. 주급은 호스트 패밀리가 직접 나한테 보내줘. 물론 가정마다 주급은 다를 수 있겠지만, 프로그램상으로 최저임금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임금 지불 문제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

내가 경험해 본 바로는 큰 정착비용이 없지만 미국에 살아보고 싶은 사람한테는 괜찮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 사실 미국은 워킹비자로 오는 게 쉽지 않아서 많은 사람들이 호주로 가는데, 아이 돌보는 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워킹비자로 올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고 싶어. 

항상 해외에서는 오페어를 구하기 때문에, 지원하면 거의 다 될 정도로 떨어지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아. 또 프로그램을 통해서 J1 비자로 오면 쉽게 받을 수 없는 *SSN이 바로 나온다는 것도 장점이야. SSN은 학생비자로 온 경우에는 학교에서 일해야만 받을 수 있는데, 유학생은 학교에서 일하는 게 쉽지는 않잖아? 반면 미국에서는 SSN이 정말 필수적이고, 없으면 손해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오면 SSN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이런 점이 분명 장점이 되는 것 같아.

*SSN- Social Security Number의 줄임말로, 사회보장번호라는 뜻.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같이 미국의 개개인에게 부여된 기본 코드로 기본 행정업무에 필요한 경우가 많음.

J-1 비자는 자기 전공과 관련이 있는 일을 해야 하지 않아?

🤓: J-1 비자도 온 형태가 각기 다른데, 오페어 프로그램은 전공과 크게 상관이 없어. 물론 기존에 오페어 프로그램을 했다던가, 전공이 이런 쪽이면 더 좋은 대우를 받거나 프로세스 과정에서 대체가 가능한 부분이 있지만, 전공과는 유사함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야! 대신 아이를 돌본 경험이 일정 시간 이상 있어야 하는데, 나는 이전에 방학에 근로장학생으로 아동센터에서 일했던 경력을 제출했어. 

호스트 가정과의 매칭은 어떻게 진행돼?

😗: 나는 사촌 언니가 개인적으로 소개해 준 호스트랑 연결되어서 일하게 되었지만, 나 같은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야. 보통은 신청자가 지원서를 가지고 프로그램 신청을 하고, 상대 호스트 쪽에서 인터뷰 신청을 하면 각자 맞춰볼 것들을 서로 인터뷰한 뒤에 배정받는 거야. 나도 상대방도 서로를 선택하는 거기 때문에, 일방향적으로 정해져서 보내지는 과정은 아니야. 들으면 알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호스트를 잘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해. 하지만 만약 가서 안 맞으면 리매칭 할 수도 있고, 실제로 리매칭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

오페어 프로그램으로 외국인을 고용하는 호스트들은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 나랑 함께 사는 호스트는 한국 사람인데, 나 같은 경우에는 아이를 맡기는 입장에서 같은 한국 사람을 선호한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고, 나와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보통은 아기 봐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언어를 가르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호스트들이 많은 것 같아. 그래서 호스트 중에 남미 쪽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

# 빙글빙글 돌아가는 Nanny의 일상

Nanny로 온 너의 일과를 소개해 줄 수 있어?

😀: 평일에는 7am-4pm 일을 하고, 주말은 휴일이야. 일단, 이 프로그램이 주당 45시간 아이를 돌보게 이미 정해져 있고, 하루의 10시간을 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어. 그래서 나도 정해진 시간에 아이를 돌보는 거지. 평일에 부모님이 일을 나가 있는 사이에 아이를 돌보는 일이기 때문에 하는 일은 주로 밥 해주고, 놀아주는 거? 

내가 돌보는 아이는 30개월 정도 된 남자아이이고, 아이가 조용하고 착해서 일을 하는게 너무 힘들거나 하지는 않아. 그래도 하루종일 아이랑 붙어있는 일이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많이 되기는 하지..ㅎㅎㅎ 그래도 그만큼 붙어있다 보니까 내가 없으면 아이가 나를 찾기도 하더라고~ (웃음)

힘들 때도 분명 있긴 한데 나한테는 잘 맞는 거 같아. 일단 호스트 가정이 너무 좋은 분들이어서!! 최근에는 깨찰빵 믹스에 색깔 색소를 넣어서 빵을 만드는 크래프트를 했어. 이런 놀이를 만들어서 하기도 하고, 나가서 놀기도 하는데 끊임없이 이런 아이디어들을 생각해야 하는 게 약간 힘들긴 하지!ㅎㅎ

Nanny로 일하게 되면 집에서 일하는 건데 일과 생활이 분리가 되나?

😁: 내가 지내고 있는 호스트 패밀리의 경우에는 딱 4시가 되면, 호스트가 들어가서 쉬라고 해주시고 내가 뭘 더 하려고 하면 하지 말라고 하고 먼저 단호하게 말씀해 주셔! 그래도 만약 매칭된 호스트가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면 호스트를 다시 매칭하지 않을까? 프로그램 자체에서 일하는 시간, 규정, 임금과 관련된 부분을 관리해 주기 때문에 나는 괜찮다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