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미대생이 공대생이 되기까지, 그리고 영주권>

# 남의 나라 와서 공부하랴, 영주권 따랴… 그래도 결국은!

편입까지 잘했는데, 미대생에서 공대생으로 바뀐 삶은 어때?! 만족해?

😄: CC를 다니는 동안은 솔직히 학교 공부 자체가 어렵다고 느끼지는 않았어. 컴퓨터 사이언스 수업이 정말 잘 맞고 재밌었고, 공부가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었던 것 같아. 근데 UCLA 다니고 나서는… 

나는 그래도 한국에서 대학에 다녀봤으니까 편입하고 나서도 금방 적응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너무 다르더라고. 미대는 밤을 많이 새긴 했지만, 아이디어가 안 나와서 시작을 못하거나 주어진 마감일 내에 완성을 못 할 것 같아서 밤을 새는 경우는 많았지. 하지만 이해를 못 해서, 문제가 안 풀려서, 아니 어떻게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할지를 몰라서 밤을 새는 경우는 없었거든. 그래서 편입하고 첫 학기를 적응을 못해서 편입한 학교 자체가 싫어질 정도로 그 시간이 힘들었어. ‘왜 여기왔지?’ 이런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던 것 같아. 그래도 다행히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되고 힘들던 수업 외에 좋아하는 수업들도 듣고, 친구들도 생기면서 그런 부분에서 스트레스는 이제 안 받는 것 같아.  

*Snapchat(스냅챗)에서는 어떻게 일하게 된 거야?

😄: 스냅챗에서 CC(Community College)를 다니고 있거나 최근에 편입한 친구들 대상으로 교육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있었어. 내가 그걸 학교 디스코드 채널에서 올라온 공고를 발견해 지원한 거야! 이 프로그램을 처음 봤을 때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일단 스냅챗이라는 큰 회사의 프로그램인 것도 있지만 무료로 진행되는 9-10주 프로그램이었고, 심지어 프로그램을 마치면 4000불의 돈을 주는 혜택이 있었어. 근데 내가 그 공고를 봤을 때 이미 그 당일이 마감일이어서 정신없이 지원했던 기억이 난다ㅎㅎ

스냅챗 교육프로그램의 선정까지의 과정은 “서류 제출-비디오 인터뷰-웹 사이트 제작 프로젝트-1:1인터뷰” 순서의 과정으로 심사가 있었어. 근데 나는 웹 사이트를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한국의 유료 강좌를 구입해서 그거 보고 내용 조금 바꾸고, 디자인 조금 바꾸고 따라 하면서 제작해서 제출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1:1 인터뷰까지 마치고 선발되어서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받을 기회를 얻었지!

이 이벤트는 스냅챗 안의 자선부서에서 운영하는 교육 지원 프로그램으로 수업처럼 진행되어서 다 같이 모여서 배우고, 그룹을 만들어서 숙제처럼 프로젝트를 제출하는 형식으로 우리가 교육받은 내용을 실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과정을 학습했어. 그렇게 그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면 다음 해 여름에 스냅챗 소프트 엔지니어링 지원을 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나도 그때 지원해서 여름에는 스냅챗 인턴까지 하게 되었지!

근데 여기서도 운이 좋았어. 이렇게 스냅챗처럼 큰 회사에서는 보통 4년제 대학교를 나온 친구들이 지원할 수 있는데 나는 그 당시 편입을 지원만 한 상태였고 아직 CC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지원 조건에 해당이 안 되었거든. 그래서 당시 프로그램 매니저에게 이번에 편입할 건데 지원할 수 있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봤는데 당연히 안된다고 그러더라고. 근데 주변 친구들이 자기는 프로그램 매니저 말고 리쿠르터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고 해서, 나도 리쿠르터한테도 연락을 해봤는데 리쿠르터가 인터뷰를 잡아줬어!!!! 그렇게 해서 인터뷰를 보고 인턴을 하게 된 거야. 놀랍지?

*Snapchat(스냅챗)-  스냅챗은 미국의 메신저 서비스이다. 미국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13-34세의 사용자에서 60% 이상이 스냅챗을 사용하고 있다.

UCLA 내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빠지지 않고 참가하고 있다고 들었어!

😄: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대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해. 푸드 서비스부터 교육 지원 프로그램까지! 특히 소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제공하는데, 나는 내가 지원 자격에 완전히 맞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다 찾아서 일단 지원해 보고 그 혜택을 누리려고 하는 편이야. 내가 경험한 미국은 정보력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 그래서 나는 서치를 엄청 많이~ 거의 정보의 끝까지 쫓아가서 찾아내고야 마는 것 같아.

어떤 프로그램이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그 프로그램마다의 *슬랙이나 *디스코드가 만들어지게 되는데 주로 그런 곳에서 새로운 정보들이나 지원할 수 있는 또 다른 프로그램 정보가 되게 많이 올라와. 나는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Slack- 슬랙은 스튜어트 버터필드가 만든 클라우드 기반 팀 협업 도구이다. 

**Discord- 디스코드는 게이밍부터, 교육과 비즈니스 영역의 커뮤니티 생성을 목적으로 설계된 VoIP 응용 소프트웨어의 하나이다. 

미국에 살면서 느낀 점? 또는 줄 수 있는 꿀팁!

😄: 꿀팁은 아까 말한 것처럼 끈기 있게 찾아보고 도전해 보는 거! 어떤 걸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되었어. 그럼 거기서 그만하는 게 아니라 약간 방향을 틀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도전해 보고 시도해 보다 보면 의외로 될 때가 많아. 같은 이슈도 다른 담당자를 만나게 되면 문제가 해결될 때가 있고, 같은 담당자여도 내가 제출하는 서류가 달라지면 문제가 해결될 때도 있거든ㅎㅎ

그리고 다른 전공도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특히 컴퓨터 사이언스 같은 분야는 소수자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이 되게 많은 것 같아서 미국 대학교에 속해져 있는 동안 이런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지원해서 그 혜택을 누리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

그리고 느낀 건 미국 사람들은 물어보면 되게 대답을 잘 해주더라고! *링크드인에서 지원하고 싶은 회사,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것과 관련된 사람들에게 컨텍을 해서 ‘나 이런 거에 관심이 있는데 이것과 관련해서 너의 경험을 나눠줄 수 있을까?’ 또는 ‘너의 팁을 줄 수 있을까?’ 하면 대부분 정말 잘 알려주니까 꼭 찾아가서 물어보고 정보를 얻었으면 좋겠어!

**Linkedin- 링크드인은 미국의 비즈니스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 거대함과 다양함을 품은 미국이 알려주는 것

스냅챗이라는 미국 대기업에서 일한 소감은 어때?!

😄: 일단 너무 좋았지. 나는 미국 와서 한국회사에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고 내가 왜 여기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지? 라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어. 그리고 결국 이런 대접을 안 받으려면 미국이라는 나라에 내가 동화가 돼서 능력을 키우고 미국인들에게 인정받는 거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리고 스냅챗에서의 경험은 ㅎㅎㅎ  밥도 아침, 점심, 저녁 다 주고 미국 대기업의 복지 하면 있는 것들 그런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어. 집 가기 전에 세팅된 과자랑 음료수를 항상 쓸어갔었지(웃음). 아무래도 이런 경험을 직접 해보니까 “아 내 능력을 좀 더 키워서 이런 대기업에서 계속 일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배운 것도 너무 크지만, 이전에는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스냅챗에서 같은 프로그램하는 친구들이랑 많이 친해졌거든! 같이 공부하고 도움을 서로 주면서 보낸 사람들과의 시간의 가치가 너무 크다고 생각해. 인턴 생활이 끝난 이후에도 스냅챗에서의 어떤 기회가 있으면 계속 프로그램 매니저 하시는 분이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하고, 회사 내에서 일하는 사람끼리 *커피챗 하라고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렇게 연락을 해서 내 고민 또는 경험을 묻고 듣는 그런 시간이 정말 귀한 배움의 시간이 된 거 같아.

*커피챗- 커피챗(Coffee Chat)은 서구권에서는 이미 일상이 된 정보형 미팅으로 '궁금한 업계/회사/직무/학교'의 사람과 실제 만남을 통해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 없이 정보를 묻고 답하는 문화

회사에서 실전을 뛰어보니까 느껴진 장벽 같은 것들은 없었어?

😄: 있지(웃음) 특히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가 그런 것 같은데, 그냥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다? 영어의 문제도 그렇지만 전문 용어들도 이게 말 그대로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을 계속 느끼는데 이 문제가 영어가 부족해서 오는 문제인 건지, 컴퓨터 관련 지식이 부족해서 오는 문제인 건지 분간이 안 되니까 그 부분이 많이 힘들었고 사실 지금도 힘들어.

직접 경험한 미국 생활의 장점은?

😄: 다양한 가치를 인정해 준다는 거 ? 한국은 모든 것들을 수치화시켜서 등수를 매기는데 미국은 개인의 스토리를 많이 들어주려고 하는 것 같아. 그래서 대학교든, 직장이든 어딘가를 지원할 때 essay에서 항상 등장하는 질문이 “너의 커뮤니티에 어떤 기여를 하겠냐?”더라고. 근데 나는 한국에서 커뮤니티라는 말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데, 미국에서는 왜 이렇게 커뮤니티, 커뮤니티 하지? 이게 궁금했어. 지금 보니까 여기서는 여자면 여자, 아시아인, 흑인, 유학생 각 커뮤티를 그룹 지어서 그 커뮤니티 안에서 서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도움을 주고 이런 거를 되게 장려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런 면에서 그곳에서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자기가 노력하고 찾아서 하게 되면, 그만큼 그것을 이뤄나갈 수 있는 것 같아!! 그런 부분이 미국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 

영주권을 얻었으니 계속 미국에서 삶을 꾸릴 계획이야?

😄: 일단 지금은 한국에서 취업이 너무 힘드니까 여기서 취업해서 적어도 4-5년 정도 더 살 계획이고, 만약에 미래에 코로나 같은 상황이 또 생겼는데 내가 미국에 의지할 사람이 없다 그러면 돌아갈 거 같기도 해.

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에게 미국에 오는 것을 추천해?

😄: 물론 해외에 나가서 사는 게 좋은지 아닌지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 해외 나가서 살아봤는데 ‘이게 너무 좋다’하는 사람의 선택이 좋은 선택일 수 있고, 운이 안 좋게 나쁜 일을 겪어서 ‘나는 해외 생활이 안 맞는다. 다시는 해외 안 나가야지’라고 생각하는 게 좋은 선택일 수 있다고 생각해. 다만 그것들 모두 결국 경험을 해봐야 아는 거잖아.

나만 해도 내가 미국을 처음 간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나는 너처럼 못한다’, ‘무슨 마음으로 그게 가능하냐’ 했지만, 나는 내가 해외 가서 살아봐야 그게 내게 맞는지 안 맞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나는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살아보고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무슨 일이 생기면 그때 돌아가도 되니까’ 그런 마음을 가지고 미국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