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미국 대학 입시 준비 혼자서도 잘해요:)>

#어쩌다 들어간 외고, 그곳에서 홀로 유학을 준비하기까지!

미국에 오기 전까지 미국에 대한 경험이나 꿈은 있었어?

😄: 나는 한 번도 20살 유학 전에 미국에 와봤던 적은 없었어. 외삼촌 사업이 잘되시면서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지셨고, 삼촌 본인은 코넬대학교를 나오셨는데 그 유학 생활이 되게 좋으셨대. 근데 미혼의 자식도 없으시고, 내가 첫 조카거든. 그래서 조카들 유학을 보낸다면 학비를 보태주겠다고 이야기를 하셨어. 쉽지 않았을텐데 그런 제안을 초등학교 때부터 계속하셨고 나는 미국을 한 번도 가본적이 없으니까 딱히 가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엄마는 내가 유학을 가기를 바라셨어. 너무 좋은 기회니까~ 그래서 중학교 2학년쯤 되었을 때 엄마가 외고를 가는 것을 권했어. 외고에는 유학반도 있고 그러니까…나도 동의를 했지.  

근데 내가 외고에 가고 싶었던 동기는 유학을 가고 싶어서는 아니었고, 내가 갈 수 있는 집 주변 고등학교가 학업 분위기가 좋지 않은 고등학교와 규정이 너무 심했던 여고 두 개밖에 없었어서 그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는 상태에서 외고가 낫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외고를 가는 게 잃을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외고 입시를 준비해서 들어가게 되었지.

그럼 미국 유학은 언제 마음먹게 된 거야?

😄: 미국 유학이라는 게 진짜 미지의 영역이잖아. 미국에 가본 적도 없는데 미국 입시 준비를 한다는 건 정말 더 말도 안되는 일이고… 근데 또 생각을 해보니까 미국 대학입시를 하다가 안 되면 재수해서 한국 대학 가면 되는 거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도 내가 열심히 살아서 외고도 왔고 잘할 자신도 있는데 한국에서 다시 준비해도 좋은 대학교 잘 갈 수 있을거 같다는 자신감이 그 당시에는 있었어 (웃음). 어쨌든 그렇게 미국 유학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미국 입시 준비가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된 거야.

근데 그렇게 유학반에 막상 들어갔는데 3, 4개월 뒤에 인원이 없어서 유학반이 폐지되었어. 그래서 유학하러 가기로 결심은 했는데 유학 준비를 서포트해 줄 환경은 마련이 안 된 거지? 학교 내에서 미국 유학을 준비한 친구는 나 포함해서 2명이었는데 그 친구랑 둘이서  SAT학원다니고, AP 학원 다니고 이런 식으로 준비했고, 서류나 이런 것들은 카운셀러가 따로 없어서 알아서 준비했었어. 

외고에서 진행하는 커리큘럼 자체는 한국 입시에 맞춰져 있지 않아? 그 안에서 해외입시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 어 완전! 우리 학교는 사립 외고였기 때문에 입시 결과에 되게 예민했고, 학업 분위기 자체도 내신을 따느라 혈안인 분위기여서 그 사이에서 내신 따랴, 미국 대학 입시 준비하랴 정신없이 힘들었던 것 같아. 나는 SAT 점수가 높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내신을 잘 받았어야 했고, 안 그래도 내신 경쟁이 힘든 외고에서 좋은 내신을 유지하는게 너무 힘들었었어.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왔다 갔다 하니까 내가 원하는 수준을 계속 유지하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고. 그리고 어쨌든 한국 입시교육에 맞춰져 있는 학교다 보니 야간 자율 학습과 같은 규율이나 따라야 하는 방식들이 분명히 있었는데, 나는 미국 입시를 위해 다양한 외부 활동을 하거나 야간 자율 학습을 빠지고 외부 학원을 가야 하고 그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학교나 선생님과 마찰을 빚어야 하니 그런 부분이 곤란했었지 ㅠㅠ

그래도 외고가 해외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었다는 부분은 있어?

😄: 음…학교가 조금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학교에서 유학반이 있었던 만큼 해외 대학교를 준비했던 기록들이 있다 보니 영문 성적표 변환이나, 미국 대학 입시에 필요한 성적 산출을 하는 규정 같은 게 이미 있어서 유학반은 폐지되었지만 그런부분에서 나름 도움을 받은 것 같아. 미국 대학입시를 한 사람은 결국 나랑 친구 2명이었지만, 홍콩이나 일본에 있는 대학 등 다른 해외대를 진학한 친구들은 그 와중에 있었거든.

아무래도 학교에 지원 없이 혼자 미국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겠다.

😄: 맞아. 학교를 알아보고 지원과정에서 필요한 것들을 찾는 것부터 필요한 학원을 알아보고 지원하기까지 전부 혼자 해야 했어. 그래도 주변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정보들을 어떻게든 모으려고 했었던 것 같아. 주변에 대원외고를 다니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 학교는 해외대 진학률이 높고 해외대 지원에 관한 정보도 많았어서 철판 깔고 그 친구를 통해 정보를 얻기도 하고, 알음알음 선배를 찾아서 정보를 얻기도 했지 (웃음).

# 👱: 타겟 같이 갈래? 👧: 타겟이 뭔데 대체… 미국은 처음이라 미안해

미국 대학 입시 결과는 만족스러웠어?

😄:  나는 UCLA에 입학했지만, 사실 UCLA가 내 일 지망 학교는 아니었어. UCLA랑 University of Virgina가 최종적으로 붙었고 나는 버지니아 대학교를 가고 싶었거든! UCLA 특유의 서부 느낌(?) 깨발랄하고 해가 창창하고 야자수 있는 그런 분위기보다는 차분한 동부의 느낌인 버지니아가 더 나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 (웃음). 근데 삼촌이 UCLA가 한국에서 인지도가 있으니, UCLA를 가기를 바라셨고 아무래도 학비를 지원해 주는 삼촌의 의견이 영향을 크게 미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대학 때문에 20살에 미국을 처음 오게 된 건데 그 때 기억은 어때?

😄:  나는 사실 고등학교 때 미국 대학입시를 하면서부터 계속 정보의 부족을 경험했었거든. 뭐가 더 입시에 유리한지 가이드해줄 사람도 없었고, 입학하고 미국에 오기까지도 가이드가 딱히 없었어 계속 확신 없이 준비하고 왔었던 것 같아. 그리고 미국에 오고 나니 정말 모든 게 낯설더라고. 오기 전부터 머릿속에 의아한 것들은 많았어. 은행 계좌는 어떻게 개설해야 하는 건지, 휴대폰 개통은 어떻게 하는 건지 그냥 아무것도 모르겠는 거야. 심지어 공항에 도착해서 학교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까지도 말이야 (웃음)

기억 남는 것 중에 하나는 1학년 때 기숙사에 살았어서 룸메이트가 나한테 *Target 같이 가자! 라고 말했는데 내가 Target이 마트인지 몰랐고, 결국 뭔지 모르니까 말은 알아들었어도 뭘 말하는 건지 몰라서 거절했거든ㅋㅋㅋㅋ 알고 보니 같이 생활용품 같이 사러 가자는 거였지. 근데 기숙사는 이불 같은 개인용품도 없고 기본 가구만 있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한 정보도 없어서 뒤늦게 가서 이불을 주문했고 (당시에는 아마존 같은 게 없어서) 인터넷에서 주문하고 2주 뒤에 배달오는 동안 그동안 후드 뒤집어쓰고 자고 그랬어… 

*Target- 타겟은 미국의 대형마트 체인이다.

미국 대학교 적응은 어땠어? 특별히 노력한 부분이 있다면?

😄:  아무래도 내가 한국에서 계속 살다가 미국에 처음 온 거다 보니까 미국 사람들이랑 더 어울리려고 노력했었어. UCLA에 한인 커뮤니티들도 나름 있어서 초대도 많이 받았는데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려고 했었던 것 같아. 외삼촌이 학비를 대주시니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에 미국 적응을 빨리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정도의 부담감으로 작용했었달까? (웃음).

그럼에도 미국 애들이랑 어울리는 건 정말 쉽지 않았지. 내가 말하는 것부터 옷 입는 것까지 모든 게 다르니까 섞이는 게 어려웠고, 언어적으로도 못 알아듣고 못 이해시키니까 계속 주눅이 들었어. 그래서 사실 미국 사람들이랑 친해지기까지는 직장생활 몇 년 차 되서야 편해졌지, 학교 생활 내내는 계속 힘들었던 것 같아.

대학 생활 가운데 후회되는 부분은 없어?

😄:  ㅋㅋㅋ사실 내가 졸업하고 10년이 지나서 기억이 나는 부분이 거의 없는데, 떠올려보면 졸업할 당시에는 전혀 후회가 없었어. 학교생활 하는 부분 가운데 제일 집중했던 것은 성적이랑 이 미국 커뮤니티에 최대한 소속되는 거였는데 어찌됐든 두 부분을 4년간 최선을 다해 노력했기 때문에 후회되는 부분 없이 졸업한 것 같아. 물론 부족한 것들은 있었고 그게 뭔지는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당시에 그 이상으로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래도 나중에 들었던 생각은 조금 더 놀 걸 그랬다? ㅋㅋㅋㅋ 아무래도 그 당시에는 내 부모님 돈이 아닌 외삼촌 돈으로 유학을 한 거다 보니 즐기려는 생각보다는 책임감으로 스스로를 더 채찍질하면서 대학 생활을 했었어!

# 미국이 던지는 질문, 너는 누구니?

그럼 전반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다른 점은 어떤 게 있을까?

😄:  입시를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도 느끼는 건 미국은 본인에 대해서 탐구하고 표현하는 훈련이 많이 되는 것 같은데, 나는 한국 전형적인 입시 모범생의 모습을 갖추고 살다가 한국에서 미국 입시를 준비하면서부터 굉장히 혼란스러웠던 것 같아. 나는 내 스스로에 대해 궁금해 하며 탐구해 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나를 표현해본 적이 없는데, 미국에서는 계속 나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하는 게 그게 너무 힘들었어. 그리고 이런 부분은 내가 입시를 넘어서서 미국 대학교에 들어와서도 계속되었었기 때문에… 내 생각을 물어보고 말하라고 하고 쓰라고 하니까… 또 그렇게 하는 것이 결국 참여도로 평가되고 점수로 환산이 되니까 그게 나의 삶에 필요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동시에 이거에 대한 트레이닝이 미국 애들보다 상대적으로 너무 덜 돼 있다고 느꼈었어. 근데 나는 미국 애들과 같은 입장에서 평가받으니까..! (대학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가장 어려웠지만 내게 필요하다고 느낀 문화의 차이점인 것 같아.

미국과 한국에서 살 때 가장 달라진 것은 뭐야?

😄:  내가 한국에서 살았던 시간은 유년기고 성인이 되고 나서의 시간은 전부 미국이기 때문에 이렇게 비교하는 게 맞냐는 생각은 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자란 나와 미국에서 자란 나를 각각 상상해 보자면 미국에서 자란 내가 더 독립적인 사람인 것 같아. 미국이 나에게 끊임없이 물어봤던 ‘넌 누구니’,’넌 어떤 사람이니’ ‘넌 어떻게 생각하니’, ‘넌 무슨 생각을 하니’ 이거를 더 잘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해. 나에 대해서 잘 알고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더 독립을 빨리할 수 있었고, 그게 내 내면의 성장에 더 많은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어.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에 남아야겠다는 결심을 어떻게 하게 되었어?

😄:  내 동기들은 미국 대학을 졸업하고 98%는 돌아갔고 정말 지금까지 남아있는 건 1%도 안 되는 것 같아. 근데 내가 미국에 계속 살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남은 건 아니었어. 그런 생각을 한다고 남을 수 있는 곳도 아니라고 생각했고, 근데 일단 내게 주어진 시간을 다 써야겠다는 생각은 한 것 같아. 여름 방학 동안은 미국에서 인턴을 항상 했었고, OPT 기간도 미국에서 최대한 잘 쓰려고 노력했거든. 나는 무슨 짓을 해도 국적이 한국인인 사람이니까 결국 돌아갈 곳이 한국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기에 온 이상, 이 어마어마한 기회를 최대한 누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남아있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