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미국에서 유학생으로 취업하기, 그리고 다시 한국에서의 삶>

#미국 막상 가면 공부도, 새로운 문화도 자연스럽게 얻어지겠지?

UCLA에 오기까지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알려줘!

😊: 우선 나는 편입 결과가 먼저 UC Davis, UC Irvine 두 학교가 먼저 나왔는데, Davis는 생물학이 더 유명했고, Irvine은 장학금이 나온 상황 이어서 고민을 하긴 했었어. 근데 마지막에 결국 UCLA가 되면서 고민이 무색해졌지ㅋㅋㅋㅋ 고민 없이 UCLA를 오게 되었어.

나는 Molecular, Cell, and Developmental Biology라는 전공으로, 한국어로는 분자 세포 발생 생물학으로 들어가게 되었어. 사실 처음에 편입했을 때는 그냥 생물학으로 들어갔는데 해당 학과가 생태학이랑 진화 쪽에 관련된 학문이었어. 근데 나는 공부하면서 이것보다는 세포 쪽에 더 흥미를 느꼈기 때문에 편입하고 나서 1학기 끝나고 전공을 바꿨어. 바이오 내에서는 전공을 바꾸는 게 어렵지 않았거든! 

UCLA 편입 이후의 학교생활을 말하자면?

😊: 사실 또 벽을 만났어ㅋㅋㅋ 일단 공부하는 것 자체도 따라가는 게 정말 힘들어서 계속 공부만 했던 것 같아. 그렇다 보니 지금 생각해 보면 미국 생활을 잘 누리지 못한 게 아쉬움이 남네. 특히 나는 대학원을 목표로 두고 있어서 성적을 유지하는 부분에 엄청 몰입했었거든. 그 당시에는 내가 다른 것들을 여러 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커서 다른 외부 활동이나, 미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문화를 경험한다든가 하는 게 없었어. 그 부분이 지금 돌이켜보면 미국에서 보낸 대학 생활에 가장 아쉬운 부분인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생활, 미국 생활을 하면서 변화한 부분이 있어?

😊: ‘미국은 자유의지가 중요한 나라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아. 내가 뭔가를 원하면 그걸 다 알아보고 찾아서 해내는 것까지 전부 내 몫인 거지. 실험에서도 내가 뭔가를 더 알고 싶으면 한국에서는 선배가 있고 후배가 있으니까 선배가 후배를 가르쳐줄 의무? 같은 게 있잖아. 근데 미국은 내가 원하면 내가 찾아야 하고, 기회를 달라고 스스로 어필해야 하는 부분이 제일 큰 차이점으로 다가왔어. 그런 차이점이 결국 내게 힘든 부분이긴 했지만, 인생에 있어서 주도적인 부분을 키워야 하는 시점이었다고 생각하고 그 당시 스스로 이겨내려고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 시간이 지금 내게 좋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해. 막상 하고 나면 할 만 했네 싶기도 했고!ㅎㅎ

또 인생을 전반적으로 봤을 때,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를 크게 얻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한국에서도 공부를 해봤고, 미국에 와서도 공부를 해봤잖아? 그만큼 다양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았던 거지. 특히나 미국에선 다양한 배경에서 다양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얻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하거든. 실제로 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관점도 많이 경험했고, 관계들을 어떻게 맺고 끊는지, 예민한 관계들을 어떻게 다뤄나가야 하는지를 배운 것 같아. 

#당연하지 않은 OPT, 당연하지 않은 미국 잔류

미국에서 준비했던 취업 준비의 기간은 어떻게 보냈어?

😊: 내 경우에는 전공이 너무 specific한 전공이었기 때문에 내가 지원할 수 있는 직무들은 대부분 정형화 되어있었고 취업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지원 자체의 기회가 많이 적었어. 그리고 그 당시에는 실험 쪽으로 하고 싶은 분야가 너무 확실했기에 다양한 직무로 넣지 않고, 특정 분야에 대해만 집중했던 것들이 돌아보면 조금 후회로 남아. 그 당시에 내가 차가 없고, 이사하는 걸 고려하지 않아서 다른 주들은 지원안하고… 이런 식으로 지원할 때 스스로 옵션을 줄였던 게 아쉬움으로 남는달까! (웃음) 사실 어떤 방향으로 지원하고 어떤 방법으로 잡을 얻어도, 실제로 일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는 건데 당시에는 내 시야가 좁았다 싶어..!

어쨌든 *OPT 3개월이라는 주어진 시간 동안 잡을 구하는 것은 너무 내게 큰일이고 압박감이 있었어서 침착하게 취업을 고민하고 준비하지 못하고 정신없었던 것 같아. 내 당시의 바운더리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웃음)

*OPT- OPT (Optical Practice Training)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할 때마다 졸업 후 1년 동안 일을 해볼 수 있는 실습 기간을 의미한다. STEM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자의 경우, 최대 3년까지 이 기간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때의 마음은 어땠어? 

😊: 물론 아쉬움이 컸지. 합법적으로 유학생이 일할 기회를 사용하지 못했다는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아. 미국에 유학생으로 공부하는 것과, 직장에서 일을 하는 것은 또 완전히 다른 것일 텐데 ‘내게 언젠가 기회가 다시 올까?’ 하는 생각을 뒤로 하고, 마음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간 거 같아. 

실제로 돌아오고 나니 어때?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차이를 느껴?

😊: 역시 집이 편하긴해!!ㅋㅋ 긴 타지 생활 끝에 집에 돌아갔을 때 홀가분한 느낌도 있었고, 가족이나 주변도 나랑 비슷하게 아쉬움도 갖고 있었지만, 결국 돌아온 만큼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돌아와서 한국의 실험실 생활을 했는데, 아무래도 큰 차이를 느끼게 되지. 한국의 수직적인 실험 방식으로 들어와서 배우는 입장으로 생활하다 보니 한편으로는 익숙하고, 한편으로는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런 거 같아. 

두 나라를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의 장단점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 두 나라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장단점이 명확하지만 실은 또 동시에 같은 것 같아. 사람들이 미국이 기회가 많은 땅이라고 결국 느낀건 두 나라 전부 커넥션이 중요한 것 같아. 어떻게 보면 심지어 학연, 지연, 개인 관계를 포함한 연줄이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걸 볼수 있지!ㅋㅋㅋ 특히 Job Offer 부분에서는 더 그렇지. 실제로 미국에서 아무 연줄 없이 맨땅에 해딩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이야.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미국은 얄짤없다는거?ㅋㅋㅋㅋ미국은 결국 본인이 그 역활을 해내는 역량으로 증명해 내야 하는 것 같아. 연줄로 시작되는 경우는 한국보다 많지만, 그만큼 보여주지 못했을 때 쉽게 내쳐지고, 반면 한국은 한번 시작되면 본인이 역량을 다하지 못해도 동료들이 커버를 해주거나 그 성장하는 시간을 지켜봐 준다는 거? 그게 두 나라의 장점이자 동시에 단점인 점인 것 같아..!

미국에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

😊: 사실 공부할 때 힘들었던 부분도 많다 보니까 미국에서 정착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거의 안 했는데, 생각이 많이 바뀌긴 했어. 지금 상황에서 내가 다시 미국으로 갈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또 도전할 것 같아. 미국을 다시 선택한다면 그건 또다시 나 스스로를 깨고 성장하는 과정일 테니까! 내가 기질적으로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고 그걸 즐기는 사람이지만 새로운 곳에 가서 도전하더라도 결국 가면 적응하고 많은 것을 배울 거라고 생각하거든.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있다면 미국을 추천할 거야?

😊: 만약에 본인의 목표가 뚜렷하고 하고싶은게 명확히 있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한국에서 본인의 커리어를 진행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근데 나를 뛰어넘는 도전을 해보고 싶다면 미국을 추천할 거 같아. 미국에서 얻는 경험은 내가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을 계속 마주하게 되고 그걸 이겨내기 위해 나조차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는 시간의 연속이거든! 한국에서는 그런 환경을 스스로 만들 수가 없으니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다면 미국을 추천하는 거지. 근데 나를 뛰어넘는 것이 항상 맞는 도전이라는 의미는 아니니까, 스스로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면 그거에 맞는 선택을 하면 좋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