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내 나이 초등학교 6학년, 갑자기 오늘부터 미국 이민자>

#어느 아파트 사는지 안 궁금한 미국 땅에 도착

미국은 어떻게 오게 된 거야? 가족끼리 이민을 오게 된 계기는?

😊: 나는 초등학교 때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미국에 계셨고 *영주권 초청이민을 신청하셨어. 우리 가족은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10년을 한국에서 기다리다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영주권이 나와서 미국으로 이민 가게 된거야ㅎㅎ 그래서 사실 이전에 미국이라는 나라를 잘 알지도 못하고 영어도 그렇게 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가게 된 부분이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미국에 와서 좋았던 기억들이 있어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영주권 초청이민-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부모, 배우자, 자녀, 형제 등을 혈연관계로 미국으로 초청, 영주권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경우마다 과정이나 처우가 다르다.

초등학교 시절 내내 한국에 있다가 온 건데 적응이 힘들지는 않았어?

😊: 초등학교 때 어린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서로 비교하는 문화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 애들끼리도 누가 어디 아파트에 살고 어떻고 이런 것들이 중요했던 문화에서 나는 그게 항상 힘들게 느껴졌고, 미국에는 그런 게 상대적으로 없으니까 나한테 특히 좋게 느껴지더라고~ 또 한국에서는 친구들 따라 사교육이나 이런 것들에 치여있는 부분도 있었는데 미국에 오니 자유로운 생활을 겪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 전반적으로 미국이 심심한 것도 있지만 어찌 보면 그게 평화롭게 느껴졌었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학교생활은 어땠어? 

😊: 나는 유급해서 6학년으로 다시 들어갔어! 근데 내가 가게된 지역이 캘리포니아에서도 한인 커뮤니티가 큰 곳(Orange County)였어서 한국애들이 많았고, 오히려 그 지역에서 인기 많은 애들은 한인 2세들이이구 ㅋㅋ 인종차별같은 어려움은 거의 없었어. 그리고 학교 선생님이 한국인 친구를 붙여주셔서 그 친구랑 다니면서 이해 못 하는 부분도 도움도 많이 받고, 그러면서 학교생활 적응은 수월하게 한 편인 것 같아. 하지만 반대로 한인 비율이 낮은 다른 지역으로 이민 간 친구들에 비해 영어가 더디게 늘었다는 단점이 있었지(웃음). 

#미국에서 꿈꾸고, 진로를 찾고, 현실을 살아가는 방법!

중/고등학교에서의 생활은 어땠어? 한국이 그립지는 않았어?

😊: 앞서 말했듯 초/중/고를 한인 커뮤니티가 큰 지역에서 계속 지냈기 때문에 영어가 더디게 늘기는 했지만  동시에 한국을 그리워할 필요 없이 재미있게 그 시절을 보냈어! 

진로를 정할 때쯤에는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미국이 애니메이션 업계 탑이고 특히 LA 할리우드가 그중에서 주목받는 곳이다 보니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 나한테는 오히려 더 감사했었어ㅋㅋ 그리고 사실 압박 없는 분위기도 한 몫을 했지. 한국에서는 “일반적인 루트”라는 게 있는 경우가 많잖아? 근데 미국은 대학을 처음 갔을 때도 느꼈지만, 나랑 같은 학년인데 이미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거나, 나이가 정말 많거나 하는 사람들이 다양했거든. 그때 미국이라는 곳이 배움의 한계가 없는 곳이구나 싶었고, 사람들의 시선에 자유롭게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곳이라고 느꼈어. 적어도 진로를 정하는 가운데서 내가 하고 싶은 거를 타인의 시선보다 나에게 집중해서 결정 할수 있었던 것 같아(웃음).

가족이 이민을 온 케이스인데, 이민 1세대, 또는 1.5세대로서의 어려움은 없었어?

😊: 내가 물론 적응은 잘했다고 말은 하지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야...ㅎㅎ 언어의 벽이 있다 보니, 법 쪽이나 이런 전문적인 분야를 공부해 보고 싶다해도 ‘내가 그걸 모국어로 공부하듯이 공부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들고… 심지어 내가 자란 곳이 한국인들이 많은 커뮤니티여서 한국인들이 주류였다 하더라도 미국인들만의 문화에 끼지 못하는 은근한 선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님과 함께 미국에 왔다 보니까 이민 과정에서 고생하신 걸 옆에서 보면서 ‘내가 장녀로서 뭔가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고 언젠가 ‘부모님 호강시켜 드려야지’ 또는 ‘서포트해 드려야지’ 이런 마음도 베이스로 깔려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부담이나 책임감이 항상 일상에 자리 잡혀 있었어!

그래서 많은 이민자들이 그런 부담을 두고 전문직 쪽으로 많이 준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규연이는 어떻게 전공을 선택하게 된 거야?

😊: 일단 정적인 일보다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게 성격에 잘 맞고, 그림이나 웹툰 또는 컨텐츠를 만드는 것 같은 일들을 좋아하는데 그 와중에 돈이 되는 걸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잘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알아봤을 때 상업미술, 그 중에서도 애니메이션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거지!ㅋㅋㅋ 물론 당시에 10학년 때를 떠올려보면 주변에서 어디 대학이 좋대, 어떤 과가 취업하기 좋대 말할 때 나도 ‘그런가?’ 싶어서 같이 분위기 휩쓸려 알아보기도 했지만, 결국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와중에도 시키지 않아도 밤새서 즐기고 있는 게 뭔가 보니까 그림 그리는 일이더라고(웃음)

#혼자서도 잘해요: 입시부터 학비까지 내돈내산 리뷰~

아트스쿨을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게 된 과정을 들려줘~!!

😊:  애니메이션을 하겠다고 결정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를 하셨어. 다들 생각하는 그 이유지(웃음). 미대는 돈이 일단 너무 많이 들고, 부모님이 아트전공을 하신 게 아니니까 그 전공에 대한 걱정이 있는 거지. 먹고 살 수 있나 이런 거? ㅋㅋㅋ

그래서 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서 실제로 에니메이션 필드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듣고 조언을 구하면서 내가 어떤 루트로 가는 게 일반적이고, 유리하고, 뭐가 필요하고, 대학뿐만 아니라 필드 관련 경험들에 대한 것들을 알아보고 그렇게 알아본 것들을 가지고 부모님을 설득했었어. 그때부터 부모님도 함께 응원을 해주셨고,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감사하게도 정말 많았어. 미국도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원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돈이 정말 많이 드는데, 그런 부분으로 부모님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혼자 집에서 그림 많이 그렸고,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조언을 부탁했어. 경제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국가 프로그램에 요청하는 곳에 내 포토폴리오나 이런 것들을 제출하고 나의 상황을 어필해서 무료로 미술 재료를 지원받는다던가 실질적인 재정지원을 받는 식으로 충당했었던 것 같아. 

그렇게 내가 제일 가고 싶었던 대학교가 Cal Arts라는 월트디즈니가 만든 학교인데 애니메이션으로는 세계에서 탑이었거든! 이 학교를 포함한 Art Center부터 지원한 학교는 다 붙었어. 근데 문제는 학비였지ㅋㅋㅋ Cal Arts 같은 경우는 들어가는 거 자체가 너무 어려운 곳이라 원래 학비지원을 잘 해주지 않는 학교였는데 그에 반해 다른 학교들은 장학금을 전부 받을 수 있어서 결국 Art Center를 가게 되었어. Art Center도 너무 좋은 학교지만 나는 그 당시에 애니메이션 감독이 너무나 되고 싶었고 드림 스쿨이었기 때문에 Cal Arts를 포기 하게 된게 조금은 아쉬웠어. Art Center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도 내가 이 선택이 후회 없는 선택을 잘한 걸까? 라는 생각은 들긴했거든…ㅎㅎ 근데 오히려 컨셉 쪽은 Art Center가 또 탑이라서 오히려 졸업하고 나니 후회없는 선택이었더라구! “Art Center 짱짱!!!!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