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은 인생에 있어서 꼭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수적이거든."

<Part 2: 부모님 품을 떠나 다시금 한국에서 독립, 대학원의 여정>

#돌고 돌아 다시 한국으로, 대학원을 한국으로 온 이유는?

학부를 미국에서 나왔는데 대학원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이유가 있을까?

👦🏻: 사실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미학과를 가고 싶었어. 근데 미국에는 미학과가 있는 학교가 없었고 그래서 철학과를 갔지만 대학원으로 미학과를 가야겠다는 생각은 그간 계속 하고 있었어. 아마 미국에 미학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었으면 미국에 남았을 수도 있었겠지? 영국도 미학과가 있기도 했는데 그 당시에 잠깐 한국에 와있었을때, 온김에 대학원 지원을 했는데 대학원이 붙어서 지금 홍익대에서 미학을 공부하고 있는거야(웃음). 한국에는 미학과가 있는 곳이 서울대, 홍대 두 곳만 있었는데, 서울대는 제 2외국어를 무조건 해야했고 나의 제1외국어는 영어인 상태라서 제 2외국어로는 독일어나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공부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근데 내가 미학을 하러왔지 언어를 배우러 온 것도 아니고, 거기에 시간을 투자할 필요성을 못느끼겠더라고. 그래서 그냥 홍대만 지원했어. 

대학교랑 대학원의 차이점이 있다면?

👦🏻: 대학교보다 대학원은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만 오는 경향이 있으니까 수업 태도가 진지하다던가 하는 차이점이 있지.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그런면에서 더 좋아. 그리고 밥 먹을 때나 일상적인 상황에서 동기들과 미학 이야기를 많이 해. 우리 주변에 있는 음악이나 미술과 같은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거지. 나는 그중에 언어의 미에 대한 관심이 있어. 특히 농담을 언어 미학적인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파서 논문을 쓰고 싶어. 원래 하고 싶었던건 농담에 관한 엄청 큰 백과사전 느낌을 쓰고 싶어. 일상에서 나누는 언어는 되게 평범하고 반복적인데 농담만큼 순간적이고 언어적인 차원에서 높은 차원에 있는 유희적인 부분이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고 그게 매력적이라고 느껴지거든. 언어미학적으로 학부때도 공부를 많이 하기도 했고 아무래도 그런 것을 해체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거지. 그리고 이런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 공부를 하니까 즐겁다는 생각도 계속 드는 것 같아.

#한국이든, 미국이든 나라는 사람에 대하여

어떻게 본인이 좋아하는 걸 빨리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아?

👦🏻: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특히 책을 많이 읽다보면 내가 뭐에 관심이 있고 없는지가 파악이 되니까 상대적으로 빨리 나에대해 알 수 있었던 것 같아. 누구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야. 나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은 인생에 있어서 꼭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필수적이거든.

미국에서 한국으로 독립을 한건데, 이방인으로 느낀다거나 하는 부분이 없어?

👦🏻: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내가 이방인으로 느껴질 때가 있지. 이 사회의 리듬과 나의 리듬이 다르다는 걸 느낄때면 특히 이질감이 느껴지긴 하는 것 같아. 그렇다고 외롭다거나 그렇지는 않고 여행하는 기분인거지(웃음). 이렇게 말했다고 지금 내가 사회에 큰 압박을 받는 다던가 나의 변화를 크게 체험한다던가 하는건 없는데 지금은 학비라던지 생활적인 측면에서 부모님에게 여전히 지원을 받고 있고 그래서 완전한 독립을 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만약 언젠가 내가 경제적인 독립을 하게된다면 그런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은 하게 돼. 현재와 다르게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날이 올거라는 거고, 그때는 내가 큰 변화를 체감하지 않을까?

제3자의 시선에서 한국과 미국에서의 삶을 비교해줄 수 있어? 

👦🏻: 지금 생각나는건…ㅋㅋㅋ 한국에 오니 미국에서는 아무 지적을 받지 않았던 내 머리스타일이 지적을 받는거? 패션같은 경우도 양말을 올려신냐 마냐에도 신경을 쓰게되는거말이야. 뭐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그리고 이런 주목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야. 미의 기준이라는 건 절대적인게 아니고 한국에서 아름다운 것과 미국에서 아름다운 것은 기준이 다를 뿐이고, 그 기준에 벗어나서 지적을 받는다면 오히려 좋다고 생각해. 지적을 통해 해당 지역이 추구하는 미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거잖아? (웃음)

마인드적인건 모르겠어. 내 생각이나 내 방식이 바뀌지 않으니까 그저 지내는 장소에 따라 달라졌다고 느끼는 생각은 없는 거 같아.

그럼 지금 너가 가지고 있는 근시적인 목표가 있다면?

👦🏻: 그냥 열심히 하기. 하고 싶은거 열심히 하기라고 하면 욜로 느낌이 나긴 하지만, 그런건 아니고 내가 선택한걸 열심히 하는게 목표라면 목표인거지.

적어도 한국에 남고 싶은지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마음은 어때?

👦🏻: 현재로서는 한국에 있는게 나은거 같아. 대중교통도 그렇고 치안도 그렇고. 편의적인 부분에서 편리하다는 점에서 한국이 좋지. 편리한 곳에서 미학을 하는거랑, 그렇지 않은 곳에서 미학을 하는건 많은 차이가 있어. 불편해죽겠고 냄새나고 일상이 불편한데 미학을 어떻게 해. 농담이고 (웃음)

그래도 굳이 미국에 남아서 한국이 아쉽냐, 한국에 남아서 미국이 아쉽냐라는 측면에서는 장소에 따라서 만족감이 그렇게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은 있어. 물론 빈민국에 사는게 아니라서 그 부분까지 커버를 할 수는 없지만, 한국과 미국만 따진다면 두 장소에 따라 만족도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거지. 그래도 지금은 편리한 한국에서 미학을 공부하고 싶다는게 내 의견!

너와 비슷한 입장, 또는 미국과 한국사이에서 거취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하고싶은 말은?

👦🏻: 뭐가 되었든 여러 나라에서 거주하며 그 나라의 환경이나 문화를 경험하는건 삶에서 매우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그런 경험들은 그 공간을 알아갈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간에서 몰랐던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니까. 그래서 미국이 낫다 또는 한국이 낫다고 하기보다 새로운 공간, 안살아본 공간에서의 거취는 추천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