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치대를 꿈꾸던 고3, 갑자기 음대로 진로변경?>

#호주에서 자란 검은 머리 호주인

미국을 어쩌다가 오게 된 건지 궁금해! 미국에 대한 경험이 있어?

👧🏻: 나는 한국 서산에서 태어났는데 아빠의 사역 때문에 1살 때 호주 케언즈로 가게 되었고 계속 호주에서 살았어! 미국을 오게 된 계기는 버클리 음대라는 곳에서 공부를 하게 되서야ㅎㅎㅎ. 난 고3 전까지는 아예 미국에서 공부를 할거라는 상상도 못 했어. 그때까지만 해도 평생 호주에서 지내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ㅋㅋㅋ 하지만 음악으로 진로를 변경하면서 더 폭넓게 공부하기 위해 미국 보스턴으로 유학을 오게 되었어! 

보민이가 기억하는 호주의 기억은 어때? 계속 자란 곳이여도 낯선 느낌을 받을 때도 있었을 거 같은데…

👧🏻: 맞아. 호주는 내 집이고, 그걸 당연하게 누리고 있었지만, 이곳이 나의 완전한 집은 아니라는 것을 항상 느꼈던 것 같아. 내가 계속 호주에서 나고 자라긴 했어도 집에서는 한식을 먹고 한국어를 쓰고 그러다 보니까 호주 친구들과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었지. 예를 들면 학교에 도시락을 가져가면 내 도시락에 있는 멸치볶음을 보고 주변 친구들이 놀라면서 왜 음식에 눈이 달렸냐고 하고 그랬거든ㅋㅋㅋ 나한테 당연한 것들이 여기 친구들에게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종종 했고, 아무래도 외적으로도 다른 게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서 차이를 느꼈던 것 같아(웃음).

그럼 두 나라의 정체성에서 혼돈이 온 적도 있었을 것 같은데?

👧🏻: 그런 경험도 있지! 내가 17살 때까지는 한국 시민권, 호주 영주권자였거든. 호주에서는 대학교를 다닐때 Student Loan을 시민권자들에게 지원해 주는데 그걸 알게 되고 나도 앞으로 계속 호주에 살 테니 영주권을 시민권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그렇게 되니 한국 시민권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마주하게 되었고 그때는 조금 혼란이 왔던 것 같아. 내가 한국 시민권을 포기하게 되면 나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게 되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조금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있어.

#고3에 갑자기 진로 변경? 치대에서 음대로!

호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음악인에 대한 꿈을 어떻게 가지게 된 거야?

👧🏻: 사실 난 고3 때까지만 해도 원래 목표가 치과의사여서 치대를 준비하고 있었거든. 그러나 희망 진로와는 다르게 화학이 너무 어려워서 계속 이걸 붙잡을 자신이 없더라고ㅎㅎ그래서 그런 생각이 든 이후로 치대 쪽 말고 내가 관심이 있고 좋아하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두 가지가 떠올랐어! 첫 번째는 심리학이고 두 번째는 음악이었어.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도 했고 교회 반주를 하면서 나한테 음악은 항상 가까이 있었거든. 

그래서 나는 멜버른 대학교 심리학과에 지원서를 넣었고, 음대에 관해서는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호주에서는 실용음악과를 하는 대학교가 많이 없고 클래식을 하는 학교가 많았어! 하지만 클래식은 어렸을 때부터 준비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현실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내가 관심 있는 분야도 실용음악이다 보니 실용음악으로 유명한 국내 외 대학교들을 알아보게 된거야. 그렇게 알아본 곳 중에 미국에 버클리 음대가 전공도 많고 하고 싶은 분야도 너무 많더라고~~!!! 그래서 부모님을 설득해서 오디션을 봤지!ㅎㅎ

전공을 갑자기 바꿀 때 주변 반응은 어땠어?

👧🏻: 음.. 오히려 학교 선생님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치대보다는 음대가 더 잘 어울린다고 했어. 음악에는 계속 많은 관심이 있어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오케스트라나 콰이어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활동을 했거든! 그래서 음대 준비하게 되었다고 했을 때 다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웃음).

그치만 부모님을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지. 부모님 입장에서는 내가 유학을 간다고 하면 돈도 많이 들고 가족을 갑자기 떠나야 하는 상황에 마주한 거니까…!ㅎㅎ 근데 나는 그때 이거를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거 같다면서 결과가 어찌 되었든 도전이라도 해보고 싶다고 설득했고 결국 오케이 사인을 받았어!ㅎㅎ 그리고 사실 경제적으로도 유학이 부담스러운데 음대를 다닌다는 게 학비를 포함해서 쉬운 일은 아니니까 합격만 했다면 가기 어려웠을 텐데 감사하게도 장학금을 받게 되어서 음대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어.

#호주만의 입시 바이브~

고3에 음대 입시를 갑자기 준비해서 갈 수 있다니! 그 과정을 자세히 알려줄 수 있어?

👧🏻: 앞서 말했듯이 고3 시기에 전공을 바꿔서 준비를 시작했어! 오디션 연습이라는게 기간을 잡아서 오디션 준비를 한다기보다는 난 그동안에도 원래 피아노 레슨을 계속 받았었으니까 한 곡은 원래 레슨하던 피아노쌤이랑 연습해서 하고, 다른 한 곡은 내가 작곡한 곡 하나 이렇게 준비해서 오디션을 참가했어..ㅎㅎ 유튜브 찾아보니까 내 자작곡 가져가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 

근데 호주는 한국처럼 입시를 오랜 시간 동안 엄청 집중적으로 준비해서 가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그런 점에서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 호주는 하나에 초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것들을 chill 하게 가져가는 느낌이랄까? 한국에서는 한가지 우물을 파는 느낌이라면 호주에서는 많은 것들을 하고 대신 그게 다 잘할 필요는 없지만 다 즐기는??ㅋㅋ 그런 차이가 있어. 그래서 호주에서 이것저것 많이 한 것들이 내가 고3 때 방향성을 틀었을 때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웃음). 아무래도 학교생활이나 이런 것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관심사가 드러나 있어서 내가 어떤 전공으로 대학에 지원서를 넣어도 납득이 될 만한 상황이었거든! 

<Part 2: 버클리 음대를 나온 음악을 업으로 하는 직장인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