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버클리 음대를 나온 음악을 업으로 하는 직장인의 이야기>

#호주에서 물 건너 도착한 버클리 생존기!

대학 때문에 보스턴에 처음 왔을 텐데, 미국 보스턴의 일상은 어땠어?

👧🏻: 나는 사람 사는 데는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특히 호주랑 언어가 같으니까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음 그럼에도 크게 다가온 힘든 점은 2가지! 첫 번째로는 날씨가 너무 힘들었고, 두 번째는 가족이랑 떨어져 있는 게 정말 힘들었어. 내가 살던 호주의 케언즈는 눈도 안 오고 항상 맑고 약간 습한데 겨울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내가 아~주 추운 보스턴에서 지내는 게 적응이 잘 안되더라고ㅎㅎㅠㅠ 그리고 가족이랑 처음으로 떨어져 보는 거다 보니까 많이 힘들었고 사실 지금도 그 점이 가장 힘들어(웃음).

대학교 생활에서 경험한 호주와 미국과의 차이점은?

👧🏻: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대마초..??ㅋㅋㅋ 미국에 처음 와서 이게 무슨 냄새야? 했는데 그게 대마초였던 거지. 처음 기숙사에서 룸메이트가 나 잠깐 대마초 피어도 되지? 하면서 창문 열고 대마를 피었던 충격적인 기억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가 않아. 같은 서양권에서 자랐지만, 호주보다 더 개방적(?)인 미국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차이점이 있었고 그게 나한테는 아주 큰 문화충격이었지…. 그 외에는 스몰톡이라던가 기본적인 문화 자체가 비슷한 게 있어서 익숙하고 잘 맞았었던 같아. 아마 오히려 한국에 가게 된다면 좀 낯선 문화지 않을까?ㅎㅎ

미국 유학 생활 동안 얻었던 가치 있는 경험을 꼽자면?

👧🏻: 학교생활에서 얻은 게 정~말 많은 것 같은데…!!! 일단 평생 한 도시에서만 살다가 미국으로 간 거고, 심지어 음대니까 아주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자체로 가치 있었지! 어떠한 문화를 이해하는데 음악보다 더 좋은 게 없잖아? 그래서 난 버클리 음대를 가서 음악을 통해서 다른 다양한 나라들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었고,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음악들을 들으면서 자극받았고, 또 더 알아가고 싶어졌고 이러면서 서서히 나의 시야 또는 입맛이 넓어진 것 같아(웃음).

그리고 또 다른 얻은 게 있다면 “인내심?” 대학교를 다니다가 2학년 때 코로나가 터져서 온라인으로 호주에서 수업을 듣는데 밤낮이 바뀌어서 정말 힘들었거든!ㅠㅠ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휴학을 할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여러 의미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경험이 지금도 나에게 큰 가치로 남아있는 것 같아. 뭔가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내는 것을 미국에 와서 가장 크게 배웠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버클리 음대여서 얻을 수 있었던 가치가 있다면?

👧🏻: 음악적인 나의 범위가 넓어진 것 같아. 버클리 다니기 전에는 내가 쓸 수 있는 색깔이 3개 정도 있었다면… 버클리를 졸업하고 나서는 엄청 많은 색깔을 지닌 팔레트가 생겼달까? 이 색도 저 색도 쓸 수 있고, 때로는 섞어서 쓸 수도 있고! (웃음) 그래서 그게 너무 재미있는 것 같아. 아마 지금 과정 중에 있는 건, 가지고 있는 이 다양한 컬러 중에 어떤 걸 어떻게 사용하고 싶은지 고민하는 단계인 것 같아. 그래도 버클리에서 정말 다양한 컬러들을 배우고 얻어서 지금 그중에 고민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크게 얻은 가치인것 같아. 

#예술을 업으로 한다는 것에 대하여

음악을 전공하고 일로도 이어가고 있는 입장에서 예술을 전공하고 일로 이어가는 삶은 어떤거 같아?

👧🏻: 음… 나는 음악을 업으로 삼지않더라도 개인적으로 내 삶에서 음악은 떼놓을 수 없을거야. 예술을 할 때 예술을 creative path으로 가져갈건지 career path으로 즉, 산업음악으로 가져갈 건지 나뉘는것 같은데 두가지 다 장단점이 있지! 나는 근데 본인이 원하는거면 어느 방향이든간에 일단 그걸 시작하는걸 추천하는 것 같아. 해보지 않는이상 그건 모르는거니까!ㅎㅎ 

예술은 배고픈 직업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보민이의 의견을 덧붙인다면?

👧🏻: 맞아 그런말이 있지~ 하지만 나는 그런 걸 좀 깨고 싶은 마음이 있어! 물론 예술을 하는게 어렵긴 하지만, 그건 예술이 아닌 어느 필드든 똑같다고 생각하거든.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 그런 점에서 예술을 하고 싶은 마음의 그 동기를 살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 그 동기가 예술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key가 된다고 생각해!

#예술인인데 직장인이기도한 보민의 일상! 

지금 보민이는 졸업하고 나서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어?

👧🏻: 나는 지금 졸업하고 OPT기간동안 광고음악을 만드는 Music Production 회사에서 작곡과 프로듀싱을 하고 있어! 예를 들어 새로운 휴대폰을 출시 예정중인 상황의 클라이언트라면 그들의 요구사항과, 그리고 신제품의 특성을 드러내는 Custom Music이 필요하니까 우리 회사가 그런 광고를 위한 음악을 만드는거지! 일을 하는 과정은 학교에서 과제하는 것과 굉장히 비슷해. 예전에는 한학기에 한 과제를 했다면 지금은 그걸 좀 땅겨서 짧은시간안에 빠르게 해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전에는 채점을 교수님이 했다면 지금은 클라이언트가 채점을 하는거지…ㅎㅎ

졸업을 하고 나서 미국과 호주라는 옵션 중, 미국을 선택한 이유가 있어?

👧🏻: 원래 졸업을 하고 바로 호주로 가려고 했어. 왜냐면 ‘내가 미국에 있을 이유가 있을까?’ 라는 의문이 있었거든. 사실 지금도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내가 계속 미국에 있고싶은 건지, 호주로 돌아가고 싶은건지 모르겠어(웃음). 근데 그 마음도 납득하며 “그래 그렇게 모르는거지”하면서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살고 있어!ㅋㅋㅋ 어쨋든 졸업하고 미국에서 OPT라는 기간이 주어졌으니까 ‘일할 수 있을 기회가 있다고 하니 기회를 잡고 일을 한다!’라는 측면에서 내게 있는 것 같아.

산업음악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고충이 있다면?

👧🏻: 처음에 힘들었던 건… 가벼운 마음으로 내 페이스에 맞춰서 했었던 음악을 일로 하니까 처음엔 번아웃도 오고 쉽진 않았어. 일하기 전 까지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했었다면 일로 하는 음악에선 내가 아닌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스토리를 빠르게 이해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결과물을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내는게 어렵더라고! 번아웃이 오면서 아주 살짝 혼란이 왔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정리가 된 것 같아. 이건 ‘일’인 거고 내가 삶을 사는 목적과 내가 하고 싶은 창작물은 일과는 별개라고 생각하고 있어. 물론 계속 일을 하면서 경험이 쌓이면 일과 내가 하고싶은 가치가 같이 가는 순간이 찾아오겠지! 하지만 졸업한지 1년밖에 안된 지금 그게 당연하게 주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언젠가는 찾아올거라는 기대로 일을 하고있어ㅎㅎㅎ

지금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어?

👧🏻: 대학에서 공부를 할때 광고음악과제를 제일 좋아했어! 졸업하고 광고 음악 회사에서 인턴할 기회가 생겼는데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실무에서도 경험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게 되었어.

지금 회사에서의 루틴을 소개해줘~! 광고음악회사의 루틴 궁금하다!!

👧🏻: 일단 내 주요 업무가 2가지가 있어. 첫번째는 클라이언트와 상담하는거! 그래서 새로운 job이 들어오면 줌미팅을 하며 사람들의 needs에 맞게 정리하고 팀원들에게 쉐어를 하는거야. 그리고 나를 포함한 팀원들이 그 needs를 채울 수 있는 곡을 쓰는게 두번째 업무인거지ㅎㅎㅎ

실제로는 약간 정신이 없는 루틴이긴 해. 출근해서 미팅을 하고 미팅노트를 정리하고, 이메일 답신을 하고, 클라이언트에게 보낼 자료를 준비하고 보내고 그 와중에 키보드 뚱땅거리면서 곡도 만들고ㅋㅋㅋ 이게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달까? 그래서인지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갈때가 많아.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순수한 마음!

예술인이 업을 할때 실력말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게 있다면?

👧🏻: 모든 예술인이 해당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바로 떠오른게 있다면… 순수함을 잃지 않는것! 사실 예술이라는 필드자체가 동기나 마음을 놓치고 포기하기가 쉬운데 그 와중에 내가 음악을 좋아했던 순수함을 잃지않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 마치 누군가를 좋아했을때 뭔가를 바라거나 기대가 있어서 좋아하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 좋아하는게 전부인 그런거 말이야. 이게 참 쉽지 않은 것 같거든(웃음).

미국을 갈까 말까 고민하는 보민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친구가 있다면 미국을 추천할거같아?

👧🏻:  헉… 이걸 내가 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왜냐면 나는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하거든! 내가 만약에 호주에서 계속 공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그런 생각말이야!ㅋㅋㅋ 근데… 지금 다시 고민을 해봐도?! 모르겠다!!! 왜냐면 나는 사실 호주에 내가 계속 있었어도 너무 후회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었을거야. 그래서 이게 ‘미국이어서 행복하고 미국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다!’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아. 결론은… “어디서든 열심히 살아요” ㅋㅋㅋㅋ조금 웃기지만 이게 진짜 내 진심인거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