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부부가 되어 돌아온 이 땅, 미국에서 다시 학생으로>

#한국에서 셀프웨딩, 그리고 같이 대학원생으로 시작

일을 하면서도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어?

👦🏻: 한국에서 일을 할 때 당시 나는 대학원 생각은 없었는데 지금 보면 건축사자격증을 따려면 장기적으로는 결국 대학원 학위는 필요했지. 근데 그 때는 이렇게 일하다보면 죽을 때까지 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을 만큼 마음을 편하게 가졌을 시점었는데 또 그 당시 아내가 다시 미국에서 대학원을 가고 싶어하기도 했기에 결국 같이 살아야하니까 대학원을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

부부가 같이 대학원을 준비하는 케이스라니! 자세한 내막이 궁금한데?

👦🏻: 미국에서 편입하고 대학을 다니던 시기에 교회에서 지금 내 아내를 만났어! 그 당시에는 친구로 지내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인연이 이어져서 결혼의 확신까지 이어졌지ㅎㅎ 학부를 졸업할 쯤 코로나 시기가 겹쳐서 둘다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나는 나대로 한국에서 일을 하고, 아내도 일을 하고 그렇게 살면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다음 우리의 진로가 무엇일까 고민을 했어. 각자 필드에서 2년정도 일을 한 것 같아. 나는 참 감사하게도 건축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사람도 일도 다 잘 맞았는데 아내는 한국에서 일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어. 아내는 디자인을 공부를 했는데 한국에서 일했던 필드가 굉장히 toxic한 분위기였달까?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부모님의 권유로 미국 대학원을 도전하게 된거야. 나도 그 때 마침 부모님의 권유로 대학원을 고려하는 상황이었기에 함께 고민하고 여러 방면에서 확신을 받아서 같이 지원하게 되었어! 

사실 말이 쉽지 같이 대학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을 것 같아!

👦🏻: 지원할때부터도 너무 고민이 많았지ㅠㅠ ‘우리가 같은 지역의 대학원이 안되면 부부가 되어서 떨어져 살아야 하는건가?’부터 시작해서 셀수 없는 고민들이 있었지만 결국은 결심으로 결정한 부분인 만큼 일단 해보기로 했어. 그리고 감사하게도 아내는  Art Center 나는 UCLA에 합격 해서 같이 LA에서 공부하며 지낼 수 있게 되었어!!

사실 대학원 입학도 그냥 합격한게 아니긴해. 나는 원서 서류를 건축학과에 넣었는데, 전산오류로 조경/건축 두개로 들어간거야. 그래서 그 중 하나에서 Reject Letter가 와서 문의 연락을 넣어보니 그쪽에서는 그냥 기다리라거나 받아들이라니 그런식의 답변이 와서 좌절왔던 순간도 있었지…(한숨). 당시에 심적으로 어려웠던 이유는 양가 부모님이 우리 둘이 미국 대학원가서 공부할거니까 결혼해서 함께 나가서 같이 살아라 이런거였거든. 근데 내가 모든 대학원에 떨어지면 결혼 자체도 어려워지는거니까, 예비사위된 입장에서는 인정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에 부담도 컸고…!!  거의 포기하고 다른 방안을 찾아보던 중, 갑자기 UCLA 건축과에서 연락이 왔어. 힙격 예비도 아닌 뜬금없이 학장이 나를 위해 추천서를 Graduate Admission에 넣어주면서 합격 결과를 받게 되었어. 이런 우여곡절을 겪고 드디어 우리 부부 둘다 대학원에 가게 되었어!!! 

결혼과 대학원을 동시에 준비했다고 하는데… 이게 가능해??

👦🏻: 맞아.. 정말 정말 힘들었어. 결혼만해도 힘든데 대학원이랑 결혼을 같이 준비했기 때문에 아~~주 정신이 없고 고통스러웠어…ㅎㅎㅠㅠ 결혼식도 우리 둘이 셀프로 웨딩을 준비해서 결혼했거든. 서울시에서 서울숲에서 결혼식할 수 있도록 장소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대관료가 5,000원이야ㅎㅎㅎ 대신 자기소개서같이 지원을 했어야 했거든 우리는 대학원도 결혼도 지원서 써서 내며 준비했지(웃음). 그래도 있는 재정안에서 드레스며 예물이며 셀프로 으쌰으쌰하면서 결혼을 잘 준비했고 과정도 함께여서 더 좋았고 함께여서 할 수 있었지!

#미국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 부부의 이야기

학부와 대학원의 차이가 있다면 뭘까?

👦🏻: 내 경우에는 생각보다 커리큘럼에 대해서 학부와 대학원이 차이가 크지 않아서 개인적인 아쉬운 점은 조금 있었어. 그래도 교수님의 태도가 확실히 다른건 느껴지더라! 학부 때는 교수님들이 “너네들이 뭘 알아?”라는 태도였다면 석사때는 “너네들이 뭘 하든지 서포트해줄게”라는 태도였다는 점이..!!! 그래서 나는 내가 이끄는 프로젝트를 덕분에 많이 할 수 있었고, 프로젝트를 해결해나가면서 배우는게 정말 크다는 걸 느끼고 있어.

부부가 같이 대학원 생활을 하는 건 어때?

👦🏻: 우리가 학부생활을 각자 혼자서 했기 때문에 지금 둘이 학생을 하면서 부부생활을 함께 한다는게 아직도 신기하게 느껴져(웃음). 확실히 결혼을 하고 공부를 하니까 자존감이 떨어지거나 몸이 힘들때도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게 정말 좋아. 정말 많이 힘이되거든!!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면서 겪은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은데..!

👦🏻: 그렇게 미국에 와서 1학년을 잘 마치고 2학년이 되었을때 우리 부모님께서 재정적인 어려움이 생기셔서 대학원 공부를 유지하는게 어려워지는 상황이 찾아왔어. 학교를 그만두게 되면 단순히 내 학업만 그만두게 되는게 아닌 아내랑 떨어져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니 너무 마음이 힘들더라고. (학생비자가 끝나면 미국에 머무를 수 없으니…) 그런 힘든 상황에서 감사하게 교수님이 재정적으로 내 상황이 어려우신 걸 아시고 도움을 주고 싶으시다면서 GSR(Graduate Student Researcher)를 offer해주셨어. 사실 나는 그 스튜디오에서 엄청 빼어난 친구도 아니였고, 다른 친구들보다 굳이 나를 뽑을 만큼 뭐가 있지는 않았거든. 근데 너무 감사하게 그런 기회가 주어져서 덕분에 학비를 반값으로 줄일 수 있었고, 기러기 부부생활도 하지 않게 된거지. 지금은 2학년을 잘 마치고 인턴을 하고 있어! 

#혼자가 아닌 둘이 그려나가는 미국에서의 삶

직접 경험한 미국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 미국은 하고싶은 것들을 다 할 수 있을 만큼 기회는 많다는 게 장점이지! 내가 아무리 점수가 안되어도 지원하면 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잖아. 한국에서는 나에 대해 딱딱 점수가 매겨지고 내게 매겨진 점수 이상은 지원할 자격조차도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에서는 내가 생각하는 내 가치와 남이 생각하는 내 가치가 다를 수 있다는게 특별한 장점이라고 생각해!. 

단점이라고 한다면 함께하는 공동체가 없다면 힘들다는거... 내가 아프거나 힘들때 공동체가 없으면 많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너무 힘든거 같아. 그것 외에도 치안같은 부분에서 일상이 위험하다는 것을 많이 체감하지… 

앞으로 미국에서 살아가면서 기대하는 바가 있어? 아니면 목표?

👦🏻: 이전과 다르게 결혼을 하고나니 가정의 미래를 같이 계획하게 되는 것 같아. 개인의 목표도 물론 있지만 그게 독단적으로 가지는 않아.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지금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 졸업 후에 계속 일할 것 같아. 사실은 지금 회사는 대기업이여서 개인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으면 그것도 좋을 것 같아. 아내도 일 할 수 있으면 좋고!!! 또 아내가 박사할 생각이 있는것 같아서… 만약에 아내가 박사를 하게 되면 따라가게 되겠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게 두렵지는 않아. 같이 미래를 꿈꾸기에 설렌다는게 참 감사한 일이야(웃음).

정우와 비슷한 상황을 가지고 있는 사람 또는 부부가 있다면 미국행을 추천해?

👦🏻: 어렵네... Case by Case라서… 타지생활에 두려움이 먼저 앞선다면 No라고 말하고 싶고, 설렘이 더 큰 사람에게는 Yes라고 대답할 것 같아. 뭐가 맞는 선택이 있는게 아니라 개인과 상황에 맞는 선택이 있을테니까! 그냥 뭐라도 해봤으면 좋겠어. 그게 미국이 아니더라도 어디든, 무엇이든 도전할 때 그 가치가 이미 크다고 생각해서 실패하더라도 그게 큰 배움이 된다고 생각하거든ㅎㅎ 어디든 가서 다른 나라 문화를 보고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으니 많은 문화가 공존하는 미국행을 추천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