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교환학생에 대해 묻다>
# 컴퓨터공학과, 마지막 학기, 창업 그리고 미국?
미국에는 어떻게 오게 된 거야?
😀: 나는 되게 오랫동안 창업을 하고 싶어 했어. 특히 블록체인 쪽에서 사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한국에서는 블록체인이라는 사업 자체가 불모지기 때문에 결국 시장규모가 큰 곳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특히 내가 하는 쪽은 시장 규모가 50%가 넘게 미국이었기 때문에 미국에서 이게 왜 잘 되는 지도 궁금했고, 미국을 알고 싶었던 것 같아.
그리고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사실 영어 때문이야. 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적인데 오랫동안 영어를 배웠지만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들이 있었어. 영어를 못하면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겠다는 생각으로 교환학생을 지원하게 되었어.
그 이유로 졸업 한 학기 남겨두고 갑자기 교환학생을 신청한 거야?
😁: 고민 자체를 오래 하지는 않았고 날짜도 기억나네 11/1일이었어.
자고 일어나서 잠깐 누워서 멍 때리는 시간에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미국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야. 심지어 4-5개월 전에 한 친구가 나한테 교환학생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을 때 그때만 해도 난 나랑 관련 없는 이야기니까 잘 다녀와라 하고 말았는데, 갑자기 “아 나 사업하려면 미국에 가봐야겠다" 라는 마음이 서더라고. 그 당시에 내가 휴학하고 강남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미국에 갈 수 있지?’ 알아보니까 교환학생이 가장 쉽고 싼 길이더라고. 그래서 교환학생을 바로 준비하게 된 거야.
# 한 달 반 만에 교환학생 준비하기 챌린지
갑작스럽게 준비한 교환학생 과정은 어땠어?
🙂: 일단 교환학생을 가기로 결정하고 찾아보니까 토플이 먼저 필요했어. 그때 다녔던 회사가 강남이었으니까 마침 앞에 해커스 토플 학원이 있었거든? 그래서 결심한 날 회사 끝나자마자 바로 등록해서 다음날부터 학원을 다녔지.
내가 너무 갑작스럽게 교환학생을 준비하게 된 거였어서 한 달 반 안에 성적이 나왔어야 하는 상황이었어. 그래서 그 한 달 반 동안 회사에 오전 7시에 출근해서 영어 공부하고, 일 끝나고 다시 학원 가고 그렇게 정신없이 살았던 거 같아.
심지어 내가 회사일도 하면서 개인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로 수능 관련 앱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때가 수능 시즌이어서, 당시에 사람들이 내가 만든 앱을 몇천 회씩 다운로드했거든. 그래서 그때를 돌아보면 일하면서,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토플 공부하면서 그 시간을 진짜 정신없이 보낸 거 같아. 결론적으로 필요한 점수를 맞춰서 지원할 수 있었어.
교환학생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뭐가 있었어?
😉: 우리 학교 (고려대학교) 기준으로는 토플+학점+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했어.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아.
11월 1일: 교환학생 결심
~12월 중순: 토플 준비 완료
~1월 이내: Application Deadline
~1월 말 이전: 교환학생 합불 결과
9월: 미국 uc학교 개강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4.4-4.5가 많았던 걸로 알고 있어. 내 경험으로 비췄을 때 상대적으로 이과의 경우에는 4점만 넘어도 괜찮은 정도였던 것 같아. 내가 UCLA 온 사람 중에는 학점이 좀 낮은 편이긴 한데 교환학생은 공대 쪽에서는 거의 지원을 안 해서 그런 부분을 고려했을 때 내 학과(컴퓨터공학) 가 경쟁력이 있어서 덕을 보지 않았나 싶어.
근데 일단 교환학생을 가고 말고가 *고대에서 자체적으로 뽑혀야 갈 수 있는 건데, 나는 아마 자기소개서 때문에 붙은 게 아닐까 생각해. 내가 자기소개서를 막 엄청 열심히 잘 썼다는 건 아닌데, 일단 창업이라는 가고 싶은 이유가 확실했고, 이과에서는 거의 교환학생을 안 가는 경향이 있는데 내 전공이 컴퓨터공학이고… 뭐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좀 좋게 보지 않았을까?
교환학생 준비하는 사람들은 희망학교를 1지망부터 10지망까지 제출하게 되어있고, 나는 사람을 제일 많이 뽑는 1순위인 UC를 썼어. 그리고 UC 학교 7개 중에 3개를 썼는데 결론적으로 그중에 1지망인 UCLA가 되었어.
*고대- 고려대학교 줄임말
교환학생 준비 과정에서 당황스러운 것들은 없었어?
🤓: 일단 내 개인적인 문제로는 UC 학교에 뽑히긴 했는데 UCLA랑 UC Berkeley에서 내 전공(Computer Science)을 안 뽑더라고. 그래서 갈 수가 없는 상황인 거야. 근데 다행히 내가 통계학을 (고대에서) 이중 전공했어서 통계학과로 UCLA를 갈 수 있었어. 학교 다니면서 내가 1년 동안 이걸 어디다 쓰냐 했던 게 결국 쓰이더라고 ㅎㅎ
그리고 공통적으로 다들 공감할 만한 문제로는 교환학생으로 가게 될 학교가 발표 나고 나서 학교(고대)에서 아무것도 안 해줬어. 비자부터, 보험, 기숙사, 수강신청 아무것도 안 도와주는게 당황스러울 정도였지 뭐야? 그래서 따로 오픈 채팅방에서 uc가 된 사람들 찾아서 만나고,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 같이 준비하고 그랬지.
그리고 한국에서는 교환학생을 다녀오면 경험 보고서라는 것을 무조건 작성해서 학교 게시판에 올려야 하는데, 교환학생 갈 예정인 학생들은 그걸 보고 준비하곤 해. 근데 연세대학교랑 다르게 고려대학교는 교환학생의 다수가 이쪽으로 안 와서 그런지 자료가 거의 없었어.
교환학생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꿀팁이 있다면?
😗: 교환학생으로 가게 될 학교에 대한 도움은 고대 측에서 전혀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UCLA에서 이메일을 꾸준히 잘 보내줬어. 기숙사 신청해야 할 때 이메일 오고, 거기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놓치지는 않는다는 거! 근데 이게 진짜 위험한 게, 영어로 오니까 일단 읽기 싫어서 나중에 읽어야지 하고 따로 리마인드를 안 해놓으면 진짜 까먹거든. 난 UCLA에서 온 메일은 다 중요 표시 라벨 붙여놓고 나중에 꼭 읽었어. 근데 나는 평소에 이메일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어서 다행이었는데, 보통 학생들은 이메일 잘 확인 안하니까 이 부분은 신경 써야 할 것 같아.
그리고 또 처음에 웬만하면 고대 이메일을 UCLA 측에 등록하라는 거야. 근데 난 그 말 안 따르고 내가 주로 쓰는 이메일로 등록했는데, 그게 엄청 덕을 많이 봤어. 덕분에 이메일로 정보들 꼬박꼬박 받을 수 있었고 잘 따라갈 수 있었거든. 꼭 자주 쓰는 이메일을 등록할 것!
교환학생으로 UCLA에 오고 나서 도움받을 수 있는 꿀팁은 없어?
😂: 나도 사실 오고 나서 안 것들이 훨씬 많은데, 미국은 잘 모르면 돈을 쓰게 되잖아? 일명 멍청 비용이라고 하지..ㅋㅋㅋ
[UCLA 교환학생을 위한 꿀팁]
- UCLA 학교 보험인 UCSHIP은 보험 중에서도 굉장히 비싼 축에 속한다. 과정은 귀찮을 수 있어도 사설 보험업체로 같이 교환학생 가는 친구들이랑 함께 알아보고 등록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번거롭다면 그냥 학교 보험을 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 UCSHIP으로 학교 Ackerman 지하 1층 안경점에서 안경 및 선글라스를 무료로 맞출 수 있다. (개수 제한 있음)
- 학교 내 CPO에서 무료로 음식을 받아 갈 수 있다.
- Ucla Store에서 학기당 정해진 수량의 omr카드 및 bluebook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Ashe center에서 UCSHIP으로 피부과 진료 및 물리치료도 가능하다.
- 기숙사별로 가격이 다르다.
- 기숙사 학식 Plan 별로 사용 방식이 다르다 (regular, premi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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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gular: 하루에 정해진 횟수만 사용할 수 있다. 하루가 사라지면 하루당 학식권은 사라진다.
- Premium: 하루당 정해진 횟수가 없어서 당일 사용하지 않아도 다음날 누적된다.
# 미국 대학생 1학기 체험 소감은?
교환학생의 장점과 단점을 각각 말해줄 수 있어?
😀: 단점은 진짜 많지.
일단 돈이 제일 큰 문제야. 돈이 너~무 많이 들어. 한국의 2-3배 더 드니까 여유가 되지 않으면 오기 힘들고, 나도 작년에 회사 다니면서 모은 돈 지금 다 쓴 거 같아. 그리고 특히 UCLA가 한국인이 너무 많아서, 교환학생 온 것치고 의미가 없어지기 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쩔 수 없이 편하니까 한국인들은 한국인들끼리 놀게 되더라고. 좀 노력을 주도적으로 해야지 교환학생 온 의미를 실현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 없으면 진짜 힘들다!!!!
근데 장점도 많이 있지. 기회가 많은 거는 확실한 장점이다 싶어. 내놓아라 하는 기업들 다 미국에 있고, 미국에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항상 많은 이유를 알겠는 거? 한국에서 평생 있는 것보다 확실히 미국에 오면 진짜 할 수 있는 게 많겠다, 커리어적으로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 미국은 큰 물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큰 물이 맞았다는 거를 결국 알게 된 것!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해.
개인적인 장점으로는 아직 영어가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긴 하지만, 한번 해본 거랑 한 번도 안 해본 거랑은 다른 거 같다? 애초에 해외에 이렇게 오래 있어본 게 처음이야. 제일 해외 오래 있어본 게 3주 정도인데 이번에 4개월 정도 지낸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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